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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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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극도로 짜증나는 점은, 그들 역시 노동이나 환경, 나아가 계급 이슈에 대해 나름 진심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치더라도 그 근본에 일종의 도덕적 나르시시즘과 어쩔 수 없는 쁘띠 부르주아지 근성 같은 게 있다고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혐당이 노동자 착취적인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려고 하고, 민주당이 그보다는 좀 순한맛 법안으로 대응하고, 정의당이나 노동당은 둘 다 조까라고 하는 상황. 이럴 때 그런 민주당 지지자들은 정의당이나 노동당 지지자들에게 "하나씩 고쳐나가야지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실질적으로 '그 당'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진 건 민주당이다"라는 논리로 침묵을 요구한다. 그러나 노동당이나 정의당을 지지하는 일선의 노동자들은 그 불완전한 면 때문에 오늘도 죽어나가고 있다.
 
그런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부분의 경우 나름의 '선의'를 가지고 진보적 의제에 관심을 가지긴 하되, 스스로는 집 있고 차 있고 결혼해서 자식 낳아 키우고 은퇴한 부모님 용돈 드리고 예금도 좀 있고 남는 돈으로 주식 같은 것도 할 만한 여유 정도는 있는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스스로 그런 위험에 처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정작 가장 절박한 사람들의 요구를 비현실적인 것 취급하며 내려다 보는 태도로 설교하거나 비웃는 꼴 보면 '니들이 노동 의제에 신경쓰는 건 자신들이 그 당 지지자들보다 정의롭다고 믿고 싶어서냐 노동자들을 위한 거냐'고 묻고 싶어진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거 묻기 전에 한 대 치고 싶다. 그래도 짜증스러워할 뿐 증오까지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증오는 스스로에게도 매우 해로운 감정이고, 난 그 사실을 아주 잘 안다. 대상을 굳이 더 늘릴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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