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우절이겠다 뭔가 재미있는 거짓말할 게 없나 생각해 봤는데, 그런 이야기를 할 사람이 마땅히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에라 내 팔자가 아무렴 그렇지ㅋ
2)
소설 쓰던 걸 완성하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정작 소설은 한 줄도 안 쓰고서 그 대신 RPG 팀에서 마스터링할 새 캠페인에 필요한 데이터만 잔뜩 만들어놨다. 일해라 나새끼
3)
반한 분이 여전히 약간은 그립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내 감정이 좀 흐려졌다는 느낌은 든다. 오래지 않아 사라지겠지. 그러고 나면 다음에는 누군가에게 반할 일 없길 바란다.
4)
약을 다 먹었다. 전에 한 번 죽으려고 했다가 실패한 이후, 죽는다는 건 나한테 있어... 일종의 최후의 보험 같은 게 된 것 같다. '이것도 저것도 전부 안 되면 그 때 죽어도 된다' '그러니 지금은 이거 저거 해봐라'라고 무언가가 나한테 속삭이는 듯한 느낌이다. 병원에 다시 가서 요즘 상태를 이야기하고 약 좀 더 사올까, 아니면 약 끊는 게 나을까.
5)
난... 어느 정도 이상 사람과 관계가 가까워지면, 관계가 망가질 것이 두려운 나머지 내 쪽에서 일부러 상대를 쳐내고 멀리 하려고 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가까운 사람이 없어서 정말로 그런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한 때 더 없이 간절히 바란 것은, 그리고 그걸 손에 넣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은 결국 무가치한 것에 불과했고 그저 혼자서 견디며 사는 데까지 살아가는 것만이 내게 남은 유일한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