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당시, 선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국정원과 연락을 취한 것이었다. 그 뒤 선장은 도망갔고, 배는 아이들과 함께 침몰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5150600035
좀 지났지만, 다시 보는 2달 전 기사.
그 후로도 계속해서 청해진 해운과 구원파, 그리고 국정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인터넷 언론이나 팟캐스트, 트위터 등지에서나 이야기가 나왔고 공중파는 이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리고...
http://www.yonhapnews.co.kr/society/2014/07/25/0701000000AKR20140725176000054.HTML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992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9011
...가족 대책위 조사 결과, 이러한 정황이 나왔다. 한편 국정원은...
http://www.ytn.co.kr/_ln/0101_201407261150553745
....라고 한다.
일단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 봤을 때, 세월호는 어디까지나 민간 기업인 청해진 해운(그 모기업인 아이앤아이 홀딩스의 유병언이 구원파 목사였다는 건 일단 논외로 한다) 소속 선박이다. 국가 보호장비로 지정하기 위한 보안 측정일 뿐이었다는 국정원 측의 주장을 받아 들인다고 해도, 세월호가 이미 퇴역해야 정상일 정도로 상태가 개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축까지 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운항해왔던 이상 그런 노후 선박을 이름도 거창한 '국가 보호장비' 후보로 삼았다는 것, 그리고 저 체크 리스트를 보면 도색이나 분리수거함 위치 같은 사소한 건 꼼꼼하게도 관리하고 있는데도 세월호의 노후 정도나 증축 정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문제다. 게다가 국내에 있는 1천 톤 급 이상의 여객선 중 국가 보호장비로 지정된 게 유독 세월호 뿐이라는 것도 수상쩍고.
난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세월호 참사 자체가 '이 정권의 병크를 묻기 위해 치밀한 계획 하에 의도적으로 벌인 자국민 대상 대량 학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정부는, 그리고 새누리당은 그 악랄함과 비열함을 이미 숱하게 증명해왔지만 간첩 조작이나 대선 개입 같은 문제를 덮어 버리기 위해 자국민, 그것도 채 스물도 먹지 않은 고등학생들이 탄 배를 가라앉히고 죽게 내버려 둔다는 것은 도덕성의 문제를 떠나서 지나치게 불합리하다.
새누리당 최소 지지율 20%. 한나라당 시절부터, 그 이전 민자당 시절부터, 민정당 시절부터, 공화당을 거슬러 자유당에 이르기까지. 독립 이래 이 나라의 국가 정체성임을 자임해 온 그 강고한 앙시엥 레짐에 있어 저 지지율 20%는 단 한 번도 무너진 적이 없는 절대 방어선이다. 전 국민 5명 중 1명 꼴이라는 저 강고한 기반을 바탕으로 지금 이 정부는 종교계, 재계, 언론까지 한 데 엮여 있는 거대한 카르텔을 일궈냈다. 그 정도 권력이라면 사실 이 나라에서는 부작용을 감수한다면 그야말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며, 얼마 되지도 않는 진보 성향 언론이나 모래알 같은 인터넷 사이트 일부에서 댓통령이니 국가 조작원이니 해봤자 의미 있는 타격은 되기 힘들다. 최근 들어 연달아 터져 나온 문제들 때문에 위기감 정도는 느꼈겠지만, 이미 그 정도 권력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 어떻게든 도저히 무마하지 못할 지경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런 상황에서 자국민 수 백명을 일부러 죽이는 것은 너무 비상식적이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그나마 가장 가능성 있는 경우의 수는 '일부러 배만 침몰시킨 뒤 사태가 커지기 전 모두 구조해내는 자작극을 펼쳐 지지율을 되찾고자 했는데 해경과 언딘이 손발이 안 맞는 바람에 학생들을 비롯한 승객들이 몰살당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가정한다면 왜 국정원이 일개 노후 선박에 불과한 세월호를 그렇게 꼼꼼하게 관리했는지, 전후의 모든 문제를 오직 구원파 유병언에게만 몰빵시켜서 오직 그가 악의 축이고 정부는 아무 책임도 없는 양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는지, 왜 수사권 안 넘겨 주려고 그렇게 발악했는지 답이 나온다. ...그러고 보니 세월호 침몰 당시, 불과 몇 시간도 안 되서 전원 구출이라는 속보가 떴다가 바로 오보로 밝혀졌었지.
PS=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10가지 이슈... 라는데, 전부 중요한 일들이긴 하지만 '함께 가라 앉았다'는 표현은 좀 그렇다. 세월호 때문에 저런 문제들이 가려진다고 하는 것처럼 보여서.
PS2=유가족 대책위 측의, 국정원의 세월호 실소유 여부 관련 보도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