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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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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 마음이 드러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가능한 그 분 신경 쓰고 소소하게나마 내가 해줄 수 있는 일 있으면 해주겠다고 결심했었다. ....그런데 이거, 평범한 호구의 패턴 아닌가? 밀당하면서 남자 등골 빼먹는 여자와 자기가 어장관리 당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나 싶어서 골수까지 빼주는 남자 패턴은 때리는 남자와 남자의 폭력에 길들여져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 패턴만큼이나 픽션에서도 흔하고 현실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인데?

 

아마도,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다. 나도 스스로가 나름 이성적인 편이라고 생각하고, 그 분도 뭐... 그렇게 타산적인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까. 그 분 내면까지야 아직 잘 알 수 없는 노릇이긴 한데. 아닐 것 같긴 하지만 만에 하나 그 분이 그런 사람이라면...

 

.....약간 실망하는 것과는 별개로,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선까지는 퍼주려니 싶다ㅋ 그 선이 어느 정도일지는 그런 상황이 되 봐야 알겠는데... 반한 쪽이 잘못인 거지 쯥. 무엇보다도, 난 내 마음을 그 분이 알게 하고 싶지 않고. 남자 친구가 있는 입장에서, 자기 좋아하는 딴 남자가 있다는 걸 알면 아무래도 좀 거북하실테지. 난 그 분에 대한 내 감정이 어떻건 간에, 그 분이 그로 인해 난처해지거나 곤란해 하시길 원치 않는다. 아무래도 역시 난 평범하게 연애 같은 거 하기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변하기엔 이미 늦었다. 왠만해서는 남들의 이러쿵 저러쿵에 흔들리거나 상처받지 않는다는 내 장점도 거기서 비롯한 거고.

 

난 그 분을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그 분은 남자친구가 있다. 만일 내 착각이었다 해도 나는 연애하기엔 글러먹은 성격이다. 내 감정보다 그 분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 이 상황에서 자기중심적인 인간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 감정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혼자 그리워하고, 내가 해 줄 수 있는 걸 하고, 너무 다가가지 않고. 딱 그 정도다.

 

 

최근 들어 똑같은 생각을 계속 반복하고, 블로그에도 동어반복을 계속하고 있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어때 씨풋. 멘붕하지 않기 위한 무의식적 방어기제일지도 모르겠다ㅋ

 

....그 분이 남자친구가 없으셨으면, 변할 각오하고... 한 번 도전해 봤을텐데. 마음 한 구석에서 아쉬움이 지워지지 않는다. 앞으로도 한참 그럴 것이다. 그렇게까지 큰 아쉬움은 아니니 괜찮다.

 

 

그 분이 보고 싶다. 퇴근길에 한 잔 했는데, 이 시간까지 잠이 오질 않는 걸 보면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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