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여러 해 동안 소설 합평 모임 나가면서 친해진 사람이라 왕복 5시간 거리를 감수하고 갔다 왔다. 앞 자리에 앉아 박수치다가 순간 신랑 자리에 나, 신부 자리에 최근 반했던 분을 치환해 놓고 멍하니 상상하고 있는 스스로를 깨닫고 급격히 현실타격이 왔다 샹-_- 난, 결코 그 분과 함께 저 자리에 설 수 없겠지. 분명. 어쩌면 누구와도.
못 견딜 수준은 아니다. 그러니, 괜찮다.
같이 간 사람들과 헤어져서 돌아오다가... 정유미가 나오는 <우리 선희>보려고 영화관에 들렀다. 세 남자 사이에서 밀당하는 쩔어주는 팜 파탈 배역인 듯. 정유미는 순진하고 찌질한 취준생부터 독하고 까칠한 누님에 이르기까지 연기 폭이 넓어서 좋다. 10시 20분 시작이라 그 때까지 시간 때우려고 피방에 온 참. 내일 출근이 걱정되긴 하는데... 집에 가서 대충 씻고 바로 자면 되겠지.
휴일인 오늘 그 분은 데이트라도 하셨으려나. 뭐... 잘 지내셨으려니 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존내 바보 같지만, 난 아직 그 분을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완전히 흐려질 때까지는 계속 그럴 것이다. 내 팔자려니 싶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