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잘 보내셨으려나.
분명히 퇴근길에는 '가슴 아프긴 한데 그럭저럭 견딜 만은 하구나, 그 분 행복이나 빌어주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내 소설 마저 써야지' 생각했는데... 정신 차리고 보자 머리 속 한 구석으로
'남자친구가축하해주고있겠지좀질투나긴하는데그분이행복하실테니괜찮아뭐그럴수도있지아젠장어떤놈인지몰라도존내부럽긴부럽네너이새끼누군진모르겠지만함께행쇼그분울리면죽는다생판모르는사람한테반말하기좀그렇지만애초에이글보지도않을테고아마내가더나이많을테니너님이참으셈그분판치라좋아하시고단거좋아하시고영업이본능레벨에박혀있는데꼬박꼬박잘챙겨주고이야기잘들어줘라아무렴어지간한똥차가아닌한내면이오직나자신으로만가득차있는나따위보다야잘하겠지믿는다너이새끼파이팅'
....따위의 생각을 하며 멍하니 한글 켰다 껐다 웹서핑을 하다 말다를 반복하고 있었다ㅋ
앞으로도 종종 그 분을 볼 일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난 아무 감정도 없는 것처럼 가볍게 인사하고, 소설 이야기를 하고, 분위기 봐가면서 농담도 한 두 마디 하고, 뒷풀이 자리에서도 좀 떨어져 앉을 것이다. 그리고 돌아오고 나면 혼자 한 잔 하고 싶은 심정을 억누르면서 애꿎은 담배만 죽이겠지. 그런 식으로 감정이 희미해질테고.
희망 없이 사랑하는 건 아무래도 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