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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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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그 때 나는 1)내가 정말로 그 사람에게 반한 게 맞긴 한가 2)그건 불확실하고, '오직 홀로 견뎌내야만 한다'는 내 원칙은 확실하니 일단 기다려 보자 3)생각해 보니 정말로 반한 게 맞는 것 같다, 결과가 어떻게 되건 기회가 생기면 고백하자 4)그 사람이 곧 결혼한다는 걸 알고서 멘붕.... ....의 단계를 거쳤다.

 

이번엔, 그 때와는 약간 다를 거다. 난, 그 사람에게 반한 게 맞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저 '30년 좀 넘게 살면서 만나 본 여자 중에 그보다 미인을 본 적 없기 때문에 다만 얼굴에 혹한 것'일 수도 있고.

 

하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내가 지금 누군가에게 마음을 줘선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것도 명백하다. 이번엔 그 때와 다르다. 난, 그 사람에게 반해 있다는 걸 인정한다. 하지만....

 

내 마음을 드러내고 싶지는 않다.

 

나 자신을 지키면서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이런 삶도 있는 거다.

 

 

만난 지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그립다. 억눌러야 한다. 그 사람의 아름다움을, 그 앞에 흔들리는 나를 인정한다.

 

....하지만 결국 나는 오직 '나'일 것이다.

 

 

............내세라는 것이 만일 있다면, 그 때는 나도 평범하게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았으면 한다. 나 자신도 가끔은 의심하는, '명예'나 '강함' 같은 뜬 구름 잡는 가치에만 목을 멜 게 아니라.

 

+

꿈에서 그 분을 봤다. ....바보 같다.

 

+

 

그러고 보니 ida님은 타로를 보시면서 내가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연애관... ...에 대해 '순수하다'고 평했다. ....정작 나 자신은 '그 정도면 순수한 게 아니라 망상 같은데' 싶어서 손발이 오그라들었지만ㅋ

 

내가 그렇게 순수하거나 고결한 인간일 리 없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