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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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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에 대한 북한 공격 소식을 듣고서, 이명박이 아무리 싫어도, 혹은 아무리 냉철하고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최소한의 인간성이 박힌 사람'이라면 일단 민간인 사상자 발생이라는 사태에 분노하고 희생자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다. 감정을 현명하게 조절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 무감정과 무감각으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대북 외교에 있어서 강경책으로만 일관하면서도 국방 예산은 예산대로 감축하더니 꼴좋다'
'본격적인 전쟁이 된다면 희생이 얼마나 나건 간에 미국 지원을 입은 한국이 결국 승리할텐데, 그럼 이명박은 통일 대통령이 되는 건가'
'그걸로 영구 까방권 얻고 4대강으로 안식원 만들고 재벌 기업에 몰아주기 하고 차기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면 최악 테크인데'
'일단 일어날 일을 생각해보자면, 주가가 폭락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르르 빠져 나가겠군'
'어차피 전작권은 미국에 있고 미국은 지금 전쟁을 할 입장이 아니니 전면전 까지는 안 간다. 이명박이 똑똑하게 대처할 리는 없으니 정보를 모아둬야겠어'

......같은 것들이었다.


아직 어린 티가 남아 있는 이등병과, 말년 휴가를 눈 앞에 두고 있던 병장이 죽은 데 대한 충격이나 슬픔이 아니라,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난 이성적이고 강한 인간이 되길 원했지, 기계적이고 냉혹한 인간이 되고자 한 적은 없었다.



새벽 2시 반이다. 담배 한 대 피우고 와야 할 듯 하다. 잠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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