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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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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4465308

퍼런당 안상수 원내대표, "DJ 노무현 능력으로는 선진국 못 가"

그는 또 “그 좋은 경기 호황기에 현상 유지 정도밖에 못해서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머물고 말았다”며 “그때 우리가 3만 달러 시대로 진입했다면 지금 우리는 3만 달러 시대에 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황천모 부대변인이 전했다. 안 대표는 또 “한나라당이 아니면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진입시킬 수 있는 정당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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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킬 때마다 한개 씩 올라오는 막장뉴스 시간입니다. 막장뉴스 카테고리 업뎃이 안 된지도 꽤 지났는데 슬슬 재개해야 할 듯.

안상수인지 Ass인지가 저런 헛소리를 하면... 아니 굳이 안상수가 아니어도 퍼런당에서 저런 말이 나오면 여당은 말할 것도 없고 기사 댓글란이나 기사가 퍼날라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그 대상을 성토하기 바쁘다. 그리고, 금방 잊혀진다.

나는 안상수를 비롯해서 헛소리 하는 정치가들이 정말로 제 정신이 아니어서 그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점을 약간 바꿔 보면, 그들의 그러한 뻔뻔함에는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첫번째 이유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저런 발언이 기사화된다 해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정치 하는 작자들이 다 똑같죠 뭐, 저는 관심 없어요."라고만 말할 뿐 거기에서 그치기 때문이다. 냉소와 무기력이 21세기 한국인의 정치적 정체성이 되어 가고 있다. 물론 거기에도 지나치게 빨랐던 근대화를 비롯해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긴 하지만 그와는 별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치란 귀찮고 껄끄럽기만 한 문제로 여긴다. 물론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돌릴 수 있는 다른 떡밥들도 얼마든지 있다(그런 사람들도 이쪽 저쪽 전부 다 묶어서 까기만 하다가 제풀에 지친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에서는 정치가들이 국민을 두려워 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두려워할 이유도 없고,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두번째 이유는, 저런 말을 하는 본인도 스스로의 말을 믿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정치는 퍼런당과 민주당의 양강 구도로 나눠져 있으며, 둘은 서로를 배제하고 '승리하는 것'이 목적일 뿐 정치적 이상이나 소신 같은 건 부차적인 문제다.진보신당이나 사회당, 혹은 국민참여당과 같은 군소 정당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런 정당이 대세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 빈약하다고 여긴다(그들이라고 해서 딱히 더 크게 순수하거나 결백한 건 아니기도 하고). 혹은 서로를 배제하려는 게 아니라 현재 상황을 유지하며 각자 이익을 취하고 제 3세력인 군소정당에 대한 장벽 역할을 하는 '적대적 공존'관계라고 보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어느 쪽이건 간에 두 세력은 섞일 수 없고, 규모 차이는 있지만 각자 고정적인 지지 계층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년은 실패한 세월이다'라는 식의 논리를 편다고 해서 상대를 설득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부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는 동요 계층의 관심을 모으는 효과는 있다. 그리고 그를 통해 얻어지는 효용이 일정 이상이라면 충분히 저런 말도 할 수 있다(그런 방식이 도덕적이냐... 라는 문제는 차지하고). 그들은 '진실'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다만 어느 방식이 더 유리한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을 뿐이다. 퍼런당이 사회주의를 마치 악마를 섬기는 사교집단의 교리인양 몰고 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ps=어제는 예비군 훈련이었다. 훈련 끝날 때쯤 동대장이 무슨 서류를 들고 오더니,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이적단체 활동을 제한하고 벌금을 물리는 국보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니 찬성하는 사람은 서명해 달라'고 했다. 내가 피식피식 웃고 있자 동대장이 내 기색을 눈치챘는지 반대한다면 굳이 서명 안 해도 된다고 했다. 그토록 국가 보안에 신경쓰는 심재철은 퍼런당이고, 안상수는 그 퍼런당 원내 대표다. 안상수는 무려 '행방불명'으로 병역을 뺐다. 그리고 나는 말로는 그토록 절절히 안보를 부르짖는 퍼런당이 병역 비리에 연루된 내부 의원들을 자체적으로 걸러냈다는 이야기를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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