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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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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이다.


요즘 심리 상담을 받으러 다니고 있다. 적게 잡아도 몇 년, 길게 잡으면 거의 20년 가까이 달고 있던 문제가 말 몇 마디로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안 했다. 그래도 꾸준히 다녀 보면 뭔가 계기가 생기겠지... 싶은 마음으로 다니고는 있는데, 모든 건 자기 마음 먹기에 달린 문제니 남 탓 하지 말고 마음을 고쳐 먹으라는 소리만 길게 늘여서 듣고 있자니 짜증스럽다. 쯧. 애초에 심리 상담을 받으려고 했던 것도 '적극적이고 당당한 성격이 되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몇 번이고 실패를 거듭한 나머지 엉망이 된 정신 상태에 대해 멘탈 케어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고.
  

그냥, 잘못된 채로 살아볼까 생각해 본다. 나는 그런 스스로를 인정하고 살아갈 수 있다. 남을 위한 것이었던 신의와 절조는 잃어 버렸지만, 나 자신을 위한 것이던 명예만은, 내가 꿈꾸었던 '강함에의 이상'은 아직 잃지 않았다.

이로 인해 또다시, 앞으로 얼마나 많은 댓가를 치르게 될까.




....그렇지. 누군가는, 내가 강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했었지. 그것도 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정말로, 어쩌면....

하지만, 이제는 끝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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