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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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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코, 숙명이란 건 분명히 있다. 인간은 장소, 시대, 환경을 골라서 태어날 수 없어... 때문에 태어난 순간에 각각의 인간들은 살아갈 조건이 다르지. 그것이 숙명이다. 그래서 이 세계가 잔인한 건 당연한 거야. 삶의 시작은 화학반응에 지나지 않고... 인간 존재는 다만 기억 정보의 그림자일 뿐이지. 영혼은 존재하지 않고, 정신은 신경세포의 스파크에 불과해. 신이 없는 무자비한 세계에서 홀로 살아가야 한다 해도... 여전히! 여전히 난 의지의 이름 아래 명하겠다! '살아가라'라고 말이야."
-디스티 노바 교수, <총몽 The last order> 2권 中

어떤 신념도 의지도 없이, 한없이 추하고 너절하게 살아가던 때가 있었다. 그 시간들은 결코 짧지 않았었다.

그리고, 이젠 결코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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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다. 모든 게 끝이라고, 너의 그 잘난 명예는 철없는 영웅 심리에 불과하다고, 예전처럼- 아니, 예전보다 더 약해지고 어리석어진 채 고통스럽게 남겨진 날들을 살아가게 되리라고, 어떤 목소리가 내게 속삭였다. 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귀에 익었다.

친구를 위한 신의, 사랑하는 이를 위한 절조.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아울러, 나를 드높이는 유일한 명예.

명예...

그것은 내 영광의 근원이자 고통의 근원...

성취의 순간도 있었다. 좌절의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난 지금에야 비로소... '인간됨'은 오욕과 슬픔에 더럽혀져 가면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는 의지라는 '상태'에 대한 정의임을 알 듯 하다.

난 더 이상 그 때처럼 살고 싶지 않다.
난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날 절망하게 만들지 못한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