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심정이다 요즘.
과대 일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다. 작게는 과 행사 참가 여부를 파악하는 것부터, 크게는 졸업 여행 일정을 짜고 그에 맞춰 돈을 걷는 일에 이르기까지 인간 관계의 조율과는 무관한 게 하나도 없다.
만일 회사였다면 내 입장이 훨씬 더 편했을 것이다. 부처의 장으로서 아랫 사람들을 움직이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지시하고, 불응할 경우 그에 합당한 불이익을 부과하면 된다. 그러나 이곳은 회사가 아니라 학교이며, 모든 학생들에게 '과 행사에 충실히 참여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이익을 줄 수 있을 권력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로, 임원 일을 하면서 만사가 원활히 돌아가게끔 하기 위해서는 다른 애들과의 개인적인 친분에 의존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나는 타인과 정서적인 교류를 나누거나 개인적인 친분을 쌓는 것에 극단적으로 서툴다.
애초에 내가 과대를 맡겠다고 나선 직접적인 계기는 '친한 애들이 몇 년 째 계속 임원을 해 오며 고생하는데 옆에서 보고만 있기가 껄끄럽다'는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이유였다. 나 자신의 약점에 대해서도 충분하고 남을 만큼 자각하고 있었지만, 당시의 난 '어디까지나 일이니만큼 개인적인 감정과는 별도로 합리성에 기반해 큰 문제 없이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임원이 되고 나서 보니, 실제적인 업무 능력과 정치 능력이 별도로 작용하는 게 아니라 하나로 얽혀 있다는 걸 절실히 알았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가진 가장 큰 약점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도.
만일 이것이 기업이거나 정치 조직이었더라면 그런 식으로 개인적인 친분 여부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조직이 돌아갈 수 있도록 내적인 기준을 세우고 체제를 확립하려는 움직임이 진작부터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찌됐건 그것이 옳은 것이며, 나도 그를 정비하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대학교 학과이며, 졸업하고 나면 끝인 이상 그러한 체제를 마련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한 학기 동안 남은 행사는 많다. 앞으로도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을 것이고, 그것들이 모두 잘 처리될 리는 만무하다.
난, 이번 학기의 경험이 나 자신을 보다 더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와는 별도로, 결코 '성공적으로' 과대 업무를 수행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잘 해봤자 보통 수준이겠지. 그렇다 해도 난 감정적으로 움츠러 들거나 좌절하지는 않을 테지만, 바로 그 사실이 약간은 허무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게 있다는 것. 그것이 딱히 위대한 이상 같은 게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것인데도.
과대 일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다. 작게는 과 행사 참가 여부를 파악하는 것부터, 크게는 졸업 여행 일정을 짜고 그에 맞춰 돈을 걷는 일에 이르기까지 인간 관계의 조율과는 무관한 게 하나도 없다.
만일 회사였다면 내 입장이 훨씬 더 편했을 것이다. 부처의 장으로서 아랫 사람들을 움직이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지시하고, 불응할 경우 그에 합당한 불이익을 부과하면 된다. 그러나 이곳은 회사가 아니라 학교이며, 모든 학생들에게 '과 행사에 충실히 참여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이익을 줄 수 있을 권력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로, 임원 일을 하면서 만사가 원활히 돌아가게끔 하기 위해서는 다른 애들과의 개인적인 친분에 의존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나는 타인과 정서적인 교류를 나누거나 개인적인 친분을 쌓는 것에 극단적으로 서툴다.
애초에 내가 과대를 맡겠다고 나선 직접적인 계기는 '친한 애들이 몇 년 째 계속 임원을 해 오며 고생하는데 옆에서 보고만 있기가 껄끄럽다'는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이유였다. 나 자신의 약점에 대해서도 충분하고 남을 만큼 자각하고 있었지만, 당시의 난 '어디까지나 일이니만큼 개인적인 감정과는 별도로 합리성에 기반해 큰 문제 없이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임원이 되고 나서 보니, 실제적인 업무 능력과 정치 능력이 별도로 작용하는 게 아니라 하나로 얽혀 있다는 걸 절실히 알았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가진 가장 큰 약점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도.
만일 이것이 기업이거나 정치 조직이었더라면 그런 식으로 개인적인 친분 여부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조직이 돌아갈 수 있도록 내적인 기준을 세우고 체제를 확립하려는 움직임이 진작부터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찌됐건 그것이 옳은 것이며, 나도 그를 정비하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대학교 학과이며, 졸업하고 나면 끝인 이상 그러한 체제를 마련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한 학기 동안 남은 행사는 많다. 앞으로도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을 것이고, 그것들이 모두 잘 처리될 리는 만무하다.
난, 이번 학기의 경험이 나 자신을 보다 더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와는 별도로, 결코 '성공적으로' 과대 업무를 수행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잘 해봤자 보통 수준이겠지. 그렇다 해도 난 감정적으로 움츠러 들거나 좌절하지는 않을 테지만, 바로 그 사실이 약간은 허무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게 있다는 것. 그것이 딱히 위대한 이상 같은 게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것인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