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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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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Page=3&Section=01&article_num=20081223094836#PositionOpinion

이명박은 자신이 곧 국가 정체성임을 선언했다.

한국은 일제 지배와 동족 상잔을 거치면서 강대국들의 이해에 따른 부가적인 결과로 '민주화'와 '근대화'가 이뤄졌다. 이 나라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유와 민주의 진정한 가치를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한 채 타성에 젖어갔고, 당장 자기 등 따시고 배부르면 그걸로 만족하게끔 길들여졌다. 그리고 이명박은 '자기 등 따시게 해주고 배 불려 줄 것'이라는 맹목적인 기대를 통해,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합법적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급격한 근대화와 산업화, 군사 독재, 북과의 대치를 겪어오며 지난 60여년 간 기형적으로 성장해 온 한국의 가장 부정한 면모를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뒤틀린 반영이 바로 이명박이라는 것. 그의 광오한 선언이 비극적으로 다가오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마도 이명박의 존재는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체제에 속한 국민들이 자신의 의무를 포기한 채로, 그러한 천민적 근성이 이 사회에 뿌리 내리도록 방치해 온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다가올 2009년이, 지금까지의 어느 시기보다도 힘겹고 어두운 한 해가 되리라는 걸 예감하고 있다.  

어쩌면 이명박은 그러한 방치의 댓가일지도 모르며, 우리가 그 과오를 되갚을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남은 4년을 고스란히 고통스럽게 견뎌야 할 지도 모른다. 그것은 각오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내가 이명박 정권을 항거해야 할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은 어리거나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세대들까지 그러한 우리 이전 세대, 그리고 우리 세대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건 정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개론자들은 다르다. 그들은 모든 것에 대해 냉소로만 일관하며, 국민이 개새끼니까 쥐새끼를 대통령으로 뽑아놓은 거라는 말만 반복한다. 위에서도 썼듯이 그것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막을 수 있었음에도 막지 않았던, 주변의 다른 이들을 설득해 최소한의 행동도 취하게 하지 않았던 우리의 과오라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들의 논리는 다만 그 지점에서 끝나 버린다.
 
국개론자들은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무엇을 해야만 할지, 우리가 저지른 과오의 결과에 이유도 모른 채 휩쓸려야만 할 미래의 세대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다만 부족한 힘으로 서툴게나마 잘못된 걸 고쳐 나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전부 쓸데 없는 짓거리라고 비웃기만 할 뿐.

그들은 비겁하다.

그들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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