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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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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간만에 호러 카테고리 업뎃(...)

대구에 사는, 아는 형이 예전에 msn을 통해 들려준 이야기. 분위기를 위해 1인칭 시점으로 바꿔 쓴다(이 이야기를 들은 지 오래되서, 약간 불확실한 내용이 있을 수 있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지만, 영감이 강한 모양인지 대구란 동네 자체가 터가 안 좋은 건지(...) 어린 시절부터 이상한 일들을 많이 겪었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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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고 1때 일이야. 가을날, 토요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수업 끝나고 친구네 집으로 갔었어. 부모님 일 때문에 늦게까지 집이 비는 놈이 있었거든. 서로 돈을 털어서 싸구려 양주 2명을 사서는 그 놈 집으로 갔어.

몇 명은 술마시고, 몇 명은 TV보고, 몇 명은 에로 잡지 보고, 노는 놈 몇 명은 본드나 가스 불고... 본드랑 가스, 술냄새가 섞여서 다들 약간 몽롱해져 있는데, 그 때 이상한 게 보이더라.

TV 위쪽으로 창문이 하나 있었는데, 반투명 젖빛 유리가 끼워져서 바깥에 뭐가 있어도 그림자만 보이는 창문이었거든? 그런데 그 창문 너머에서, 왠 사람 손이 왔다갔다 하고 있는 거야.

깜짝 놀라서 창문을 열어봤지만 아무 것도 없었어. 본드 냄새 때문에 환각을 본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랑 같이 있던 녀석들 전부가 봤거든. 게다가, 늦게 온 놈들도 같이 똑같은 그림자를 봤단 말야.

창문을 닫으니 아무 것도 없더라. 우리는 다들 놀라서 단풍나무 잎 같은 걸 잘못 본 거 아니냐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집주인인 애가 이 근처에는 소나무 밖에 없다는 거야.

아직 어두워지려면 한참 남은 낮 시간인데 그런 걸 보니까 기분이 나빠져서... 오락실이라도 가려고 다들 나갈 준비를 하는데 문이 닫힌 화장실 안에서 누가 그러는 거야.

"벌써 가게? 좀 더 놀다 가."

집주인 애인 줄 알고 "너도 나간다며? 얼른 나와."했는데... 그 때,

화장실 맞은 편의 안 방에서 걔가 옷 챙겨 입은 채 나오는 거야.

"....."
"야, 아직 안 나온 사람 없지?"
"화장실에... 누가 있는 거 아냐?"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더라.

다른 친구 녀석들은 벌써 다들 신발 신고 현관 밖에서 기다리고 있고.

"너 우리한테 좀 더 놀다 가자고 하지 않았냐?"
"뭔 소리야? 방금 나도 같이 간다고 했잖아."

.........

나중에 그 집 살던 녀석 이야기 들어보니, 그 집에서 살면서 온갖 나쁜 일이 다 일어났대. 부모님은 이혼하시고, 자기는 매일 밤 가위 눌려 20킬로 가까이 살이 빠졌다더라. 견디다 못해 이사를 간 다음에야 운이 조금 트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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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형한테 들은 이야기가 이거 저거 더 많았는데... 생각나는 대로 다음에 추가. 그나저나 이 이야기 처음 들었을 땐 무서웠는데 지금 써놓고 보니 별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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