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오랜만에 반한 분을 뵙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이 생에서는 내 사랑이 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그 분은 남자 친구가 이미 있고, 없으셨어도 나는 연애 같은 걸 할 수 있을 만큼 나 자신을 열어 보이는 법을 알지 못한다.
단단히 갑옷을 챙겨 입고, 투구를 쓰고 방패와 검을 들고 있는 상태라면 워해머에 찍혀도 견딜 만하다. 하지만 갑옷을 벗고 있는 상태에서라면 손바닥만한 단도에 한 번 찔려도 치명상이 된다. 다시 찔리지 않을까, 혹은 찔릴 거라는 불안감에 못 견뎌 내가 든 검을 휘둘러 상처를 주지 않을까. 그래서 그나마 있던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고 지내는 판인데, 나 같은 놈이 사랑은 뭔 놈의 사랑이야ㅋ
....그렇게 생각하고는 있는데.... 얼마 뒤 생일인데, 만일 그 자리에서 '저 곧 결혼해요' 같은 소리를 곁귀로 듣거나 하게 되면 멘붕한 채 생일을 맞이하게 될 거 같다ㅋ 변변히 생일 챙긴지도 오래됐다만.
....그래도 뭐 그 분 생일도 가까우니까. 그 분은 남자 친구와 함께 해피 버스데이를 맞이하시겠지. 그거면 됐지 뭐.
그렇게 되더라도 마음을 정리하는 데는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사실은, 그냥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