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어떠한 꿈들을 꾸곤 했다. 객관적으로는 즐겁고 행복한 꿈들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꿈에서 깰 때마다 내가 오늘도 살아갈 현실에서 그러한 꿈 속에서의 일 같은 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절감해야했고, 그 꿈들은 역설적으로 악몽이 되었다.
어젯밤 꾼 꿈은 좀 달랐다. 나를 미워하는, 내가 미워하는 상대가 나왔고, '넌 악의 덩어리다, 네가 떠났을 때 모두가 기뻐했다'고 비웃었다. 난 냉정하게 대처했지만 속으로는 약간 흔들렸다. 그 때의 내가 한 없이 추하고 나약하고 비굴했다는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죽을까, 하는 생각도 좀 들었었고.
현실에서 내가 언제나... 그날 그날마다 약간의 파고 차이는 있지만 항상 느끼고 있는 분노와 죄의식, 자살충동과 똑같았다.
어제는 그러한 평범한,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꿈을 꿨다.
깨 보니, 책상 위에... 어젯밤에 지금 쓰는 소설에 참고하려고 다시 읽어 보려다가 던져 둔 스티븐 킹의 단편 <가끔 그들이 돌아온다>가 놓여 있는 게 보였다. 그 소설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의 악몽과 마주하고, 악마를 불러내어 그 악몽을 무덤으로 되돌려 보낸 뒤 이제 악몽이 완전히 끝난 것일까, 하고 자문한다. 나한테 있어 '그들'은... 늘 내 곁에 있다. 언제나, 그리고 아마도 영원히 날 떠나지 않으리라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