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사냥을 어깨 너머로 좀 보다가.... 사귀지도 않는데 지나치게 잘 챙겨주는 회사 친구 에피를 보고 "아흐으흐뉴ㅡㄴ;ㄹ;ㅜㅎㅈ;도하ㅠ;구ㅠ;ㄱ소;ㅜㅠ휴;ㅗㄷ구ㅗㅓ솧;ㅓㅜㅠㅎ;육소허ㅠ;고숳;ㅐ섷ㅈ;ㄱㅎ웋;ㄷㅈㅅ호ㅕㅐㅠ허ㅜㄱㄹ;ㅗㅜㄷ;ㅈㅅㄱ호후ㅠㅓㅗ도;ㄹㄷ자호더ㅏㅣ혿리ㅗ마ㅓ릳ㅈㄱ혀ㅜㅍ나ㅣ고ㄱ;ㅎ거ㅣ햐ㅓㅗㅗㅗㅗㅗㅗㅗㅗ" "아오 저 눈새 새퀴"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미치도록 손발이 오그라 들어서 간신히 방으로 데굴데굴 굴러서 꿀꿀 멍멍 짖으며 들어 옴. 난 저런 짓 절대 못 한다.
....지금 내가 반한 분은, 남자 친구가 있다. 그리고 만일 혼자셨어도 나는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어프로치를 못했을 테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말로 모든 것이 너무 잘 진행되서... 내가 그 분의 남자친구가 되었어도, 결국 내 인간불신 때문에 Happily ever after가 되지는 못했을 거다.
그런데,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 봤을 때 아무래도 그 분은... 내가 자신한테 반했다는 걸 확신까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다. 그 분 속 마음이야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내가 그 분 입장이라면 "마음은 고맙지만 좀 부담되고 거북하다"고 느낄 거다. 난 그 분이 조금이라도 나 때문에 그런 껄끄러운 감정을 느끼지 않으셨으면 한다. 내가 그 분과 딱히 친하거나 오래 알아오거나 한 사이도 아니고. 아, 젠장. 우연히라도 만나게 되면.... ....난 또 멍하니 넋빼고 있다가 뇌를 거치지 않고 뭔가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해 버리거나 너무 노골적으로 거리를 두려는 티를 내서 오히려 이상하게 보이거나 할 게 뻔하다.
지금의 내 감정이 모두 사라진다 해도 살다 보면 또 누군가에게 반할 일이 생길테고, 아마도 또 다시 지금과 같은 과정이 반복될 것이다. 아무렴 나새끼 팔자가 그렇지... 싶긴 한데, 앞으로 언제까지 살면서 몇 번이나 더 그렇게 해야 할까.... 싶을 때면 기분이 많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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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난 정말 그 분에게 반한 게 아니라, 그저 '보고 싶지만 상대를 배려하기 때문에 혼자 꾹 참는 멋진 남자ㅋ'라는 식의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