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다. 객관적으로는, 악몽에 가깝다. 하지만 내게 있어서는 '좋은 꿈'이다. 이런 꿈은 오랜만이다. 그렇다, 그 꿈 속의 나야말로 내가 되어야 할 모습이다. 절대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굴복하지 않고 싸우는. '싸우는 꿈'을 꾸면 내가 '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 싸움이 아무리 힘겨워도 그 상처의 아픔과 나를 둘러싼 '적'들로부터 내게 쏟아지는 적개심 속에서 나는 '강자'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약간은 허무하다.
공모전 준비나 마저 하자... ...바쁘구나. 당선될 거라고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단 1명만 뽑는데다가 상금이 무려 천만원인데, 전국에서 소싯적에 논문 좀 썼다 하고 달라붙을 사람이 다섯 자리 숫자는 될 거다. 명색이 대형 문예지 주최의 공모전인데 잠정적인 라인 같은 게 없을 리가 만무하다 싶기도 하고. 그런데도 내가 공을 들이는 이유는... 비루하게 굴복하지 않고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계속 하고 있다는 자각을 위해서다.
다르게 살 수도 있을 거라고 여겼던 몇 년 전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뭐라고 말할까. 지금의 나는... 그 때의 내가 앞에 있으면 일단은 패줄 것 같긴 한데. 그 때의 나라고 해서 얌전히 처맞고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