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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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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올 게 왔구나.

이미 결혼하셨으려니 생각했었는데 예상보다는 약간 늦으셨네.......

.......음, 괜찮다. 지금까지 수천 번은 상상하고, 예상하고, 각오해뒀다. 내가 할 일은 다만 혼자서 견디는 것 뿐이다. 그 동안 슬퍼할 만큼 슬퍼했고, 힘들어할만큼 힘들어했다. 이제는 견딜 수 있다.

어지간히 나쁜 일이라고 해도 미리 예상하고 준비를 해둘 수 있었다면 견딜 만하다. 사소한 문제라고 해도 정신적으로 무장을 해제해둔 상태에서 급습당하면 몇 달, 길 경우 몇 년 동안 괴로워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번 일은, 나쁜 일이 아니다. 나는 그럭저럭 견딜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도 그 사람은 행복할 것이다.


...........

부디, 행복하시길. 사랑하는 사람.


제 차례에는 못 올 사랑임을 압니다. 그러나 전 혼자서 꾸준히 생각하겠습니다.

내내 그리 어엿브소서.

.................................

졸업했다. 그리고 내가 품었던 사랑도 끝이 났다. 많은 것이 끝을 맺었다.


그러니, 이제는 새로 시작할 시간이다.

난 내 사랑이 집착과 질투로 타락하게 두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나는 그 맹세를 지킬 것이다.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그 분은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할 것이다.

그 맹세가 순수하다는 것은 내 명예도 아직까지는 완전히 흐려지지 않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

제 사랑이 당신께는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할 것임을 압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비록 너절한 짝사랑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당신을 사랑하는 것 자체로 행복했습니다. 

그럼, 내내 평안하시길.


안녕히.

+

신혼 여행은 일본으로 가실 모양이다. 왜 하필 일본이냐.... 쯧.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