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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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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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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 새벽으로부터 1년.

병원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그 분이 사시던 집으로 향했다. 푸른 대문을 바라보며, 담배를 한 대 피우고는 발길을 돌렸다. 나란히 걸었던 길을 홀로 걸어서는 기숙사로 돌아왔다.

난 더 이상, 저 대문 너머에는 그 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주 조금, 울었으면 싶었다.


저 멀리서 천천히 겨울이 굴러오는 소리가 들린다. 기형도의 시들을 읽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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