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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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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불쾌한 무언가가 정신의 파도 밑에서 스물스물 헤엄쳐 다니고 있는 느낌이다.

 

인간 관계 중 하나를 단절할까? 예전 같았으면 어떻게든 좀 더 노력해야지 아예 관계를 단절한다는 건 터무니 없다고 여겼겠지만 이젠 제법 괜찮은 선택지라고 느껴진다. 이젠 관계망이라고 할 만한 것도 몇 개 안 남긴 했는데. 그렇게 해서 모든 게 끊기고 나면, 그 때 또 다시 그 절망이 밀려오면.... ...그 때는 어떻게 할지는 이미 생각해 뒀다.

 

그 때는, 저번보다는 좀 더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

 

비가 와서 그런지, 별 이유도 없이 또 옛 기억이 확 떠올랐다. 아 썅. 차라리 그 누군가가... 애초에 악의를 갖고 접근해서 날 이용하다 배신한 거였다면 지금보단 훨씬 나았을 거다. 하지만 최소한 처음에는 그 사람도 나름 진심과 선의를 갖고 나를 대했을 거라는 점, 그리고 그건 딱히 엄청난 악인이 아니라 해도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었을 일이라는 게 내가 절망한 이유다. 

 

하던 일 제쳐두고 게임하고 만화보고 인터넷하고 해봤는데도 머리 속에 달라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남은 평생 동안 이러려니 한다. 그게 얼마 동안일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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