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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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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11.10
    오늘 플레이가 끝나고

팀원들과 '경직성' '서로에 대해 눈치 보며 갈등을 회피하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계기는 내가 플레이 도중 좀 무신경하게(+다른 분 PC가 긁힐 법하게) 캐릭터 대사를 쳤다가 '플레이어들끼리 사전 합의가 됐고, 그걸로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다면 나름 괜찮은데 나 자신이 그런 의도 없이 플레이어로서 말실수를 했다' 싶어서였는데... 이야기가 좀 길어졌다.

 

나는 '긍정적으로건 부정적으로건 타인과 깊은 감정을 나누고 인간관계를 쌓는 게 이제 싫다'는 욕구를 받아들였다. 내 사회성은 망가졌고 굳이 고치고 싶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냥 망가진 채로 내버려 두면 그건 또 그것대로 공연히 남에게 나쁜 인상을 줘서 적을 만든다거나 하는 등의 번거로운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예의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기능은 하도록 손봐둘 필요가 있고, 결과적으로 RPG가 그 망가진 부분을 그럭저럭 이어붙이는 청테이프 역할을 하고 있는 상태인 거다(그런 목적으로 RPG를 하는 건 아니다. RPG는 그 자체로 오랫동안 해온, 나름 애착을 가진 취미기도 하다). 하지만 내 그러한 욕구와 'RPG를 잘 하기 위한 조건'이 서로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역시 RPG를 관두는 쪽이 나을까?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