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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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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9.22
    내게 있어서 TRPG는
  2. 2024.09.21
    좌파로서, 문재인의 대통령 시절 정책이

좋아하는, 오랫동안 애착을 가져 온 취미이기도 하지만 또한 동시에 일도 집에서 혼자서 하고 변변한 친구도 없는 내가 자신의 망가진 사회성에 붙이는 청테이프 같은 것이기도 하다. 

 

난 이제 깊은 인간 관계를 갖는 게 싫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도 없는데 공연히 남에게 괜히 공격적으로 대하거나, 불쾌한 오해를 살 만한 말을 해서 만들 필요 없는 적을 굳이 만드는 것 역시 그것대로 내키지 않아.

 

적당히 매끄럽게, 무난하게.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떠나길 원한다. 그래서 죽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고 싶다.   

And

뻐킹한 부분이 많은 것과는 별개로, 룬썩10이 대통령이 된 건 투표한 사람의 48.56%가 그를 찍었기 때문이다. 문재인이 룬썩10을 키워준 덕분이 아니다. 대통령직은 왕위가 아니고, 문재인은 누구에게도 직을 양위한 적 없다.

 

솔직히, 천안문 시위 사진이나 Free Tibet 구호 걸어놓고 한국 민주화운동가들에 대해선 ㅆ팔육 꿘충 운운하는 놈들 멘탈은 별로 이해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어떻게든 이해하려고 하고 최대한 설득하는 게 민주주의자로서의 의무일 것이다. 민주주의의 대의를 진심으로 믿고 추구한다면, 룬썩10을 찍은 다른 시민들을 결국 설득하지 못한 스스로의 실패 역시 인정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럽다.

민주주의는 (적어도 정치적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고 모두를 구원할 수 있는 한 명의 절대적인 영웅을 부정한다. 그 영웅이 진짜로 그게 가능할만큼 정의롭고 유능해도 마찬가지다. 대신 권리와 책임을 모두 불특정 다수 시민들 하나 하나에게 분산하고, 그런 시민들의 이성과 대화, 협력이 낳는 가능성을 믿는다. 민주주의자라면 응당 그러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제는 내가 그렇게 하기 싫어지기 시작했다.

 

10년 쯤 전에는 이명박 찍은 이들이 가축 같다고 생각했다가도 그런 생각을 해선 안 된다고 스스로를 책망하곤 했다. 이제는... 가축이 되는 걸 선택했다면 그냥 가축처럼 살다 죽으라는 생각부터 든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그런 생각이 들면 굳이 더 이상 그런 생각을 계속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도 언제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해야 내 분노의 대상을 그 당 의원이나 고위 관료들, 그 당과 끈끈한 자칭 보수언론 및 재벌로 한정하고, 2찍했던 다른 시민들까지 적어도 감정적으로는 미워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그것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쉽지 않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