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기억들이 어지러이 춤춘다. 내 머리 속에서, 내 마음 속에서.
친구 하나는 결혼해서 얼마 전에 아이를 낳았다. 축하할 일이다. 분명 행복할 테고, 행복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친구를 만나면, 나는 나 혼자서 견뎌야만 할 내 문제들을 혼자서 감당하지 못할 것 같다.
그 친구와는 거리를 두는 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 같다.
다른 친구 하나는 최근 졸업 논문을 완성하고 구직 활동 중이다. 내가 귀찮게 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일만으로 충분히 바쁘고 피곤할 것이다. 그 친구한테 너무 자주 한심한 꼴을 보인 것 같기도 하고... 아마 그 친구는 나를 받아줄 여유가 없을 것이다.
그 친구와도, 거리를 둬야 할 필요가 있다.
예전에,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스스로가... 피곤에 지쳐 퇴근한 주인 발치에 달라 붙으면서 놀아달라고 조르는 철 없는 강아지가 된 듯한 느낌. 자신의 나약함과 한심함에 치를 떨면서도, 고독과 우울을 견디지 못한 끝에 결국 나 자신을 위한 명예도 친구를 위한 신의도 무너뜨렸다는 느낌.
그 날의 절망은 너무나도 뚜렷하다. 4년 전 그 날. 그리고 그 절망은, 상대방에 대한 원망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에서 기인하는 바가 훨씬 더 컸다.
난, 두 번 다시 그 날의 절망을 겪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난, 强者로 살다 죽을 것이다.
이런 삶도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