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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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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라이즈 개봉을 기다리며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를 돌려보다,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거 같아서 오랜만에 팀 버튼의 배트맨 1, 2를 꺼내 정주행했다. 마이클 키튼보다 크리스찬 베일이 외모도 그렇고 간지도 그렇고 더 브루스 웨인의 이미지에는 잘 맞는 듯. 팀 버튼 배트맨은 1편보다 2편이 더 마음에 든다. 1편은 조커의 포스가 쩔긴 하는데 그 외에는 아무래도 옛날 영화 감성이 너무 진하달까... 그래서 좀 부담스럽다. 잭 니콜슨의 조커는 히스 레저의 조커와는 반대로 '악당'보다는 '광대'의 캐릭터가 더 강하기도 하고.

 

2편의 중후반 가장 무도회 장면에서 다들 가면을 쓰고 있는데 맨 얼굴로 그 자리에 있는 건 브루스 웨인과 셀리나 카일 뿐이다. 그러나 브루스의 '본 모습'은 배트맨이며, 셀리나의 '본 모습' 역시 캣우먼이다. 어떻게 보자면 그 자리에서 진짜로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은 이 둘 뿐이기도 하다.

 

브루스가 셀리나에게 "대체 당신은 누구요?"라고 묻자 셀리나가 "이젠 저도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하는 장면, 그리고 후반부 브루스가 셀리나에게 "함께 돌아가자, 우리는 같다"고 말하는 장면은...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약간 가슴 아팠다. 나한테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일이 되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이다.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견디고 살 수 있게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적당히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날도 많을테니 괜찮을 거다. 누군가가 내게 '너는 强者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이 한없이 하찮은 게 된 이제 난 强者로 살 것이다. 그 날의 절망을 두 번 다시는 겪지 않을 것이다. 난 '강함'을 이룰 것이다. 그게 '진정한 강함'이 아니라 해도. 신이여, 부디, 부디, 부디.

 

 

...한 잔 하고 싶은데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할 때마다 마실 수야 없으니 참아야겠다. 조만간... 그럴 날이 있을 거 같으니.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