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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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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한참 인기많은 <범죄와의 전쟁>을 보고 왔다. 최근 몇 년 동안 본 한국 영화 중 상업 오락영화로서는 하나의 정점을 찍었다고 할 만 하다. 특히 민식이횽이 연기한 최익현의 캐릭터는 좀 짱인 듯. '존내 찌질한 주제에 가오잡기는 좋아하는' 인간형의 묘사가 대단히 입체적이다. 하정우가 탕수육 먹는 거보고 탕수육에 맥주가 급땡겨서... 없는 지갑 털어 탕수육 시켜서 먹고 있는 중.

2)
남들 다 신날 금요일 저녁마다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한가... 생각해봤는데, '반했던 그 분과 결혼한 그 어떤 남편놈님에 대한 질투심' 때문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우와 나 존내 찌질한 듯ㅋ

뭐,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괜찮아질 수 없는 종류의 일이 있고, 시간이 약이 되는 종류의 일이 있다. 이번 일은 명백히 후자에 속한다. 그 분은 행복할테고, 난 혼자 견디기만 하면 되니 그것 하나만으로도... 최악의 결과는 아니다.

3)
이제서야 겨우... 내가 '친구'라는 것에 지난 몇 년 간 얼마나 집착해왔는지 알 듯 하다. 내 어린 시절을 돌아보자면 뭐 충분히 가질 수 있을 만한 집착이긴 한데... 합당한 이유가 있는 집착과 망집이라고 해서, 집착과 망집이 아니게 되는 건 아니다.

난 이제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남들은 빠르면 중고등학교 때 깨닫는 걸 이 나이 먹고서, 그것도 더럽게 비싼 수업료 내고 겨우 배웠다 싶어 좀 허무하긴 한데.

몇 년 전의 내가 지금 내 앞에 있다면 역시 일단 좀 패고 볼 것 같다. 그 다음엔 일으켜 세워서, 술 한 잔을 사줄 것이다.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주여, 제가 한 때 더 없이 간절히 바랐던 것을 이제 포기합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