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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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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던 사람의 생일이다. 잘 보내셨으려나.

내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그 분은 이제 곧 결혼하실테고, 그 분이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새해를 맞이할 것이다. 그 분은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만에 하나 내가 내 감정을 좀 더 빨리 깨달아서 먼저 고백했고, 그걸 그 분이 받아 들이셨다 해도...... 그 후의 과정이 마냥 좋기만 했을 것 같지는 않다. 난 어린 시절부터 여러 일들을 겪어왔고, 너무 많이 뒤틀려 버렸다. 그리고 이제 나는 변화하기엔 너무 늦어 버린 나이가 되었다. 이래저래 다른 문제들도 있고.


내가 자꾸 눈에 띄면 불편하시겠지. 앞으로 그 분과 마주칠 일은 가능한 피하겠다고... 난 명예를 걸고 맹세했다. 난 그 맹세를 깰 수 없다. 난 그렇게 고결하거나 선량한 인간은 되지 못하며, 온건하고 모난 데 없는 인간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나는 지킬 수 있는 것- 추구할 수 있는 것이 남아 있다. 나로 하여금 비관이나 우울,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유일한 것,

내 '명예'는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
내일은 그 쪽에서 송년 모임이 있다. 먼 발치에서라도 좋으니... 마지막으로 얼굴이라도 한 번 볼까 하다가 관두기로 했고, 잘 판단한 듯 하다. 내일은 조용히 혼자서 한 잔 하고... 결혼식날이 되면 축의금이나 좀 보낼까.

난, 내 사랑이 집착과 질투로 타락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다.


행복하시길. 

부디.

.......창문을 닫아도 스며드는 달빛, 마음을 닫아도 파고드는 사랑. 사랑이 달빛인가, 달빛이 사랑인가. 텅 빈 내 가슴 속에 사랑만 가득히 쌓였구나. 사랑 사랑 사랑이러니, 사랑이란 게 무엇인가. 보일 듯이 아니 보이고 잡힐 듯 하다 놓쳤으니, 나 혼자만이 고민하는 게 그것이 사랑의 근본인가. 얼씨구나 좋다 지화자 좋네, 아니나 노지는 못하리라.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한 송이 떨어진 꽃을 낙화 진다고 서러워 마라. 한번 피었다 지는 줄을 나도 번연히 알건마는, 모진 손으로 꺾어다가 시들기 전에 내버리니 버린 것도 쓰라리거든 무심코 밟고 가니 긴들 아니 슬플손가. 숙명적인 운명이라면 너무도 아파서 못 살겠네. 얼씨구나 좋다 지화자 좋네, 아니나 노지는 못하리라.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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