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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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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악몽을 자주 꾸는 편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약간씩 다르지만, 대개는 지금 아는 사람들이나 예전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 나타나 나를 조소하거나 비난하는 내용인 경우가 많다. 그에 대한 내 반응도 그 때마다 다르다. 어떨 때는 우울함과 비참함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그를 듣고만 있는 경우도 있고, 어떨 때는 열 받아서 주먹을 휘두를 때도 있고, 어떨 때는 그냥 무시해 버리기도 한다.

물론 현실에서 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아마도 내 무의식에 깔린 불안감이나 두려움이 그런 식으로 나타난 것일 확률이 높다. 그래도 어쨌든 그런 꿈에서 깬 직후에는 대단히 기분이 더럽다. 고작 악몽 좀 꾼 것 가지고 그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 자체도 스스로가 나약해진 것 같은 기분이라 불쾌하고.

하지만, 어젯밤에는 달랐다.

꿈에서 누군가를 만났다. 그 누군가의 손을 잡고서 나는 하늘로 날아올랐고, 보랏빛과 장미빛이 어우러진 밤 하늘 가운데서 달이 빛나고 있었다. 대기를 채운 달콤한 미풍에 실려 음악 소리가 들려왔고, 그 음악 속에서 나는 평온과 자유를 느꼈다. 나와 손을 잡은 그 누군가가 내게 미소지어 보였다.


꿈에서 깬 뒤, 담배 한 대를 피우며 그게 누구였는지 기억해 냈다. '그 사람'이었다.

역시 난 그 사람에게 반한 게 맞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아직 확신할 단계는 아니긴 한데... 곧 그 사람을 만날 일이 있으니까... 그 때가 되 보면 확실해 지겠지. 그 뒤 어떻게 할 것인지는 내 감정이 확실해진 뒤에 결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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