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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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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별 이유 없이, 누군가가 보고 싶어져서.... 하지만 왜인지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기도 하고, 사적인 연락을 주고 받거나 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도 아니고 해서... 그냥, 비오는데 안 맞게 조심하라고 단체 문자 돌리면서 슬그머니 같이 보냈다. 왜일까. 

자각만 없을 뿐 내가 그 사람에게 연애 감정을 가지고 있다... 고 해석하는 것도 일리는 있다. 그 사람은 꽤 매력적인 편이고, 나도 예전에 사랑했던 분에 대한 감정을 슬슬 털어낼 때가 됐으니까-여전히 그립긴 해도-. 게다가 그냥 그런 식으로 보고 싶은 감정이 든다는 것은 역시 연애 감정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아무래도 납득이 되질 않는다. 난 딱히 그 사람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사적인 친분도 별로 없다. 물론 첫 눈에 반한다... 와 같은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처음 그 사람을 만났을 때만 해도 그냥 호감이 가는 정도였고, 당시 난 사랑하는 상대가 따로 있기도 했다. 게다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나는 좀처럼 누군가에게 반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그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답은 이래저래 그 때와는 여러모로 상황이 달라지고 지치게 된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싶다' '누군가를 소중히 여기고, 소중히 여김 받고 싶다'는 식의 미련이 내 안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대가- 아직 내게 남아 있는 '줄'들이 한 둘인 것도 아닌데 왜 유독 그 사람이 보고 싶었던 것인지는 납득이 가질 않는다. 정말로 연애감정... 인 걸까?

.........

눈 좀 붙이고 시험 공부나 마저 해야지.

+

단순한 미련일 뿐이고, 마침 '우연히' 그 사람이 적당한 위치에 있었을 뿐이라면 문제될 게 없다. 지금까지 살던 대로 살면 된다. 가끔은 우울하고, 좀 더 가끔씩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독하겠지만 지금까지 내내 잘 견뎌왔다.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질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반한 거라면?

........

모르겠다, 답이 나오지 않는 일은 굳이 지금 당장 생각할 필요가 없다. 하던 거나 마저 해야지...

모르겠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