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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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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합평에서 나온 이야기.

"XX님은, 글이 착해요. 작가가 '일반적인 의미에서 착한 것'이 아니라, '당위와 명분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보니 그런 게 글에서 배어 나는 것 같아요."

선하다... 는 건 나쁠 게 없다. 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외부로부터 규정지워 지는 게 왠지 억울한 느낌이 들어서 이전 합평작 중 하나였던 모 글은 어둡지 않았냐고 항의했다(왠지 좀 항의의 촛점이 틀린 것 같기도 한데). "어둡지만 또한 착한 글도 있어요. 그러니 다음 번에는 '나쁜' 글을 써 보세요."

밤을 꼬박 새워가며 생각해 본 결과... 난 아무래도 역시 '도덕적'인 인간인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해도 될 일과 해선 안 될 일,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에 대한 내적인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을 항상 강하게 의식한다는 면에서는 '윤리적'인 인간 같기는 하다. 나쁜 소설을 써 보는 것이 과연 내가 지금 직면한 벽을 넘어설 수 있는 대안이 되어 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나의 그러한 윤리성에 내 소설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모르겠다, 여전히. 대체 나는 더 나은 소설을 쓰기 위해, 어떻게,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걸까.

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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