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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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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그런 우화를 읽은 적이 있다. 고슴도치들은 서로가 외롭다는 걸 알면서도, 너무 가까이 가면 자신의 가시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적당히 거리를 둔 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 간다고.

누구나 그러하듯, 나도 고슴도치다. 그러나 내가 다른 고슴도치들과 다른 이유는 내 눈이 멀어 있으며, 내 가시의 길이가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억센지, 주로 어느 방향으로 돋아나 있는 지를 나 자신도 잘 알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전신의 가시를 극도로 곤두 세운 채, 눈이 있는 니들이 알아서 피해가라고, 나는 어차피 눈이 멀었으니 알 바 아니라고 외치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난 그 때의 내 태도가 잘못되어 있었다고 생각했고, 반대로 가능한 가시를 눕혀 두고자 노력하기도 했다.

여러 번 생각했다. 이제는 너무 늦은 게 아닐까. 나 혼자 노력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예전의 내 방식이 잘못되었던 것도 사실인데, 무엇을 얼마나 더 해야 할까. 막연히 노력만 한다고 해서 무엇이 얼마나 더 나아질까.

차라리,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예전의 방식으로 되돌아 가는 쪽이 더 낫지 않을까.

난, 노력했다. 하지만 어쩌면, 이젠 그것도 슬슬 한계라는 느낌이 든다.

....지쳐온다.


보고 싶다, 그 분이.


.....담배, 담배....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