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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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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는 프랑스 판)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원래 BBC에서 방영된 일련의 연작 다큐멘터리를 편집하여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40명의 촬영 인원, 26개 국 로케라는 포스터의 광고 문구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엄청난 예산과 시간을 들여서 찍은 티가 역력하다. 겨울잠에서 깨어나 먹이를 찾는 북극곰 가족의 모험에서 시작해 점차 남쪽으로 내려오며 지구 각지의 독특한 생물 생태, 자연 풍광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는데 탁월한 연출과 음악이 어우러져 나레이션이고 뭐고 안 듣고 그냥 멍하니 화면만 보고 있어도 만족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세계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다큐멘터리가 정작 관객들에게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인 '지구 온난화 방지(내지 '환경 보호')가 썩 잘 와닿는 것 같지는 않다.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이 구체적인 데이터를 조목조목 제시해 가며 관객들을 설득시키는 전략을 취한 것과는 달리 이 다큐멘터리는 '귀여운 동물들'+'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보여주며 "이런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를 막아야 한다'고 거듭 역설한다. 이 차이는 기본적으로 두 다큐가 타겟팅하고 있는 대상 연령층이 다르다는 이유도 있지만, <지구>에서 채택하고 있는 접근 방법은 지나치게 나이브해 보인다.

'우리들이 사는 세계는 미래의 후손들에게서 빌려 온 것입니다'라는 메시지는 유치원 다닐 때부터 누구나 숱하게 들어온 것이다. 자연보호가 중요하다는 공감대도 막연하게나마 폭넓게 퍼져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누구나 일단 먹고 사는 문제에 급급하기 마련이고, 환경 문제로 인한 폐해는 당장 체감되지 않는 성격의 것인데다 학교에서 심도 있게 다루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 대부분이 관심도 없고, 관심이 있다 해도 어찌 해볼 방법을 모른다. 영화 마지막에, 유빙 가운데서 홀로 헤엄치고 있는 북극곰을 배경으로 던지는 메시지는 물론 대단히 인상적으로 연출되어 있긴 하지만 다만 거기에서 멈춰 버린다. 이런 식으로라면 위기감을 느꼈다가도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다 이내 바쁜 일상에 치여서 잊어 버리게 된다.

뭐... 메시지의 전달 방식이 비효율적이라고 투덜대긴 했지만 그래도 때깔고운 화면과 멋진 음악들만으로도 극장에서 볼 만한 가치는 충분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대개 흥행을 기대하기 힘든데, 큰 화면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들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ps=장동건이 나레이션을 맡았다는 것에 대해 혹평이 심하던데, 약간 불안했지만 생각보다 들을 만 했다.

ps2=새벽 출근 때문에 잠이 모자라 후반에 10분 정도 졸아 버렸다... ....하, 한번 더 볼까?;;  

ps3=대조해서 볼 만한 링크 둘.
http://djuna.cine21.com/bbs/view.php?id=main&page=1&sn1=&divpage=23&sn=off&ss=on&sc=off&keyword=지구&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30670

http://blog.daum.net/_blog/BlogView.do?blogid=0IKpt&articleno=520490&categoryId=98270#ajax_history_3

롬보르 교수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알 것 같다. 나름 일리가 있는 주장이기도 하고. 그러나 실제로 미국과 중국이 지구에 쏟아 붓는 엄청난 공해 물질들로 인한 해악과 센세이셔널리즘을 위해 실제보다 위협을 과장하는 환경주의자들로 인한 해악 중 어떤 게 더 심각한 것인지는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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