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학창 시절, 좀 많이 좋아했던 선배가 떠올랐다.
그 때 차인 게, 이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평범하게 사랑하고 사랑받기엔 너무 뒤틀려 있다. 만약 그 선배가 내 마음을 받아 들였더라도, 별로 길게 사귀진 못했겠지. 상처만 주고 받고 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 후로 종종, 신께 괜찮은 놈이(여자여도 상관 없고) 그 선배 곁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기도했었다. 그렇게 기도하면서도 내심 얼굴도 뭣도 모르는 그 누군가에게 질투심이 좀 들었는데, 이젠 괜찮다. 다만 내가 자신의 감정을 추스리지 못해서 그 선배 곁을 한 동안 맴돌았던 게 미안하고 부끄러우며, 이젠 그 선배가 날 잊었기를 바랄 뿐이다.
부디, 평안하시길. 이 세상은 이렇게나 혼탁하고 어지럽지만. 부디.
그리고 난 두 번 다시는 누군가에게 반하는 일 따위 없이 혼자 살다 죽기를 바란다. 기왕이면, 가능한 빨리.
이런 삶도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