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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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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헬레이저6:헬시커

 

 

스토리 상 2편의 직계. 오랜만에 커스티가 재등장한다. 이제 성인이 되어 결혼까지 해서는 남편 트레버와 행복하게 살고 있는 그녀. 둘이서 함께 차를 타고 가며 호작질을 벌이다가(...) 차가 도로 아래 강으로 추락하고, 트레버는 탈출하지만 커스티는 차 안에 갇혀 강바닥에 가라 앉아 버리는 임팩트 넘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로부터 한 달 뒤, 트레버는 당시의 정황에 대한 기억이 흐릿하고 종종 편두통에 시달린다는 이유로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고 담당 형사 랜지는 트레버가 사고를 위장해 커스티를 죽였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랜지는 트레버를 신뢰한다고 말하지만, 랜지의 파트너 형사인 기븐스는 노골적으로 트레버를 추궁하며 뒤를 쫓고, 트레버는 점차 혼란에 빠진다.

 

전체적으로 볼 만한 심리 스릴러(‘호러 영화가 아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 장면이 과연 객관적인 진실인가 아니면 트레버의(혹은 다른 누군가의) 왜곡된 기억인가에 대해 계속해서 감상자가 자문하게끔 유도하며 교차 편집으로 그러한 혼란을 증폭시킨다. 이후에 나온 <메멘토><아이덴티티>와 한 핏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굿캅&배드캅 클리셰를 교묘하게 뒤튼 후반의 반전도 너무 주제를 직설적으로 말해 버리는 감은 있지만 꽤 인상적이고. ....그런데, 이 작품이 굳이 헬레이저 타이틀을 달고 나올 이유가 없어 보인다. 형식적으로는 커스티와 핀헤드의 악연을 마무리하며 커스티 역시도 결국 어떤 의미에서는 그에게 영혼을 사로잡힌 노예가 되었다는 어둡고 아이러니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역대 헬레이저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핀헤드와 상자의 존재감이 흐릿한 작품. 2편 마지막에서 커스티와 함께 떠났던 티파니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고, 원래는 헬레이저 시리즈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심리 스릴러에 억지로 커스티 코튼의 캐릭터를 비롯해 시리즈의 몇몇 요소들을 가져다 붙인 느낌이다(그나마도 설정 오류가 좀 있다. 커스티가 삼촌 프랭크에게서 상당한 유산을 받았다는 언급이 있는데 1편에서 묘사되는 프랭크는 존내 개털 한량 아니었음...?). 헬레이저 시리즈의 일부가 아니라 독립된 별개의 작품으로 생각하고 보면 평타 이상은 치는 물건이지만 시리즈 특유의 상징성이나 철학성과는 괴리감이 너무 크다는 점, 그리고 그 괴리감에도 불구하고 클라이브 바커 본인이 각본에 참가했다는 점 때문에 팬 입장에서 엄청나게 미묘하다 으음...-_-

 

7)헬레이저7:데더

 

 

 

기자 에이미 클라인이 주인공. 상자를 처음 만든 르마샹 가문이 미국으로 이주해 성을 영어 식인 머천트(Merchant)로 바꿨다는, 4편에서의 묘사를 계승하고 있다. 윈터라는 남자(르마샹 가문의 후손이다)가 젊은이들을 모아서는 그들을 죽였다가 되살리는 기적을 보여서 그에 경도된 사람들을 모아 창설한 데더(Deaders)'라는 신흥 종교 집단을 이끌고 있고, 예의 부활 과정을 촬영한 비디오 테잎이 에이미가 일하는 신문사 앞으로 배달되어 그를 본 에이미가 호기심을 느끼고 그들을 취재한다는 내용. 사실 그 부활은 르마샹의 상자가 가진 힘을 남용한 거였고, 상자의 힘을 멋대로 이용하는 그들에게 분노한 핀헤드가 심판을 내린다는 쌈마이한 스토리 라인을 자랑한다... ....뭥미 이거.

 

역대 헬레이저 시리즈 중 3편 이후로 가장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간다. 하지만 고어 묘사에 있어서도 그가 담고 있는 상징성에 있어서도 가장 수준이 낮다. 헬레이저 시리즈의 핵심 주제인 고통의 쾌락이 그 철학적 깊이를 잃고 다만 단편적이고 즉물적인 유희의 일환으로 여겨지는 현실에 대한 나름의 비판... ...을 담은 내용.... ...같기도 한데, 이 물건 자체가 바로 그런 종류다.

 

8)헬레이저8:헬월드

 

 

 

배경 세계에서 헬레이저 시리즈는 이미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공포 영화 시리즈라는 설정이 특이하다. 인터넷 상에서 헬레이저 플래시 게임의 퍼즐을 푼 유저에게 헬월드라는 헬레이저 테마의 파티 초대권이 배송되고, 헬레이저 덕후인 주최자의 저택에 불금을 즐기러 온 10대 꼬꼬마들이 주인공. 캐스팅이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단지 그 뿐이지만.

 

르마샹의 상자를 여는 자가 지금까지와는 달리 인터넷을 통해 접속한 불특정 다수들이라는 점이 이번 작의 가장 특이한 점인데... 이건 단순히 21세기의 트렌드에 맞는 설정 변화에서 그칠 게 아니라, 더 힘을 줘서 작품의 근본적 주제와 직결되는 근본적인 재해석이 되었어야 했다. 이 부분을 잘 풀었으면 시리즈의 부활을 알리는 화려한 리부트 역할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후반에 드러나는 진상... 비유나 은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무슨 마약하시길래 이런 생각을 했어요수준. 마지막 5? 그걸로 내 분노를 달랠 수 있을 거 같냐 감독놈아아아아악!!!!!!!!!!!!!!!

 

 

9)헬레이저9:레벨레이션

 

 핀헤드는 3편에서 이미 그 독특한 심오함과 위엄, 카리스마를 죄다 털어 먹고서 단순화, 평면화를 거친 끝에 그저 하나의 상업적 기표로 전락했다. 그리고 이 9편에서는 그것조차도 희미해진, 그 기표의 그림자만 남았다. 시바 신의 가호를 담아 외쳐, ㅆ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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