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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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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은 쓸모가 없겠지만 뭐. 어떻게 행동할 것이며,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대강 예상.

예상 반응:
1. 승락한다.
단번에 승락할 가능성은 사실 매우 낮다. 높게 쳐봐야 20퍼센트. 그 사람은 밝고 붙임성이 좋은 성격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성격이고, 대체적으로 누구한테나 그렇게 대하는 편인 듯 하다. 딱히 그 사람에게 내가 특별한 대상이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2. 거절한다.
안지는 제법 되었지만 사적으로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 받거나 할 정도로 친밀하지는 않다. '친구로 지내요' 정도의 완곡한 거절이 돌아올 가능성도 상당하다. ...어쩌면, 나 자신을 위해서는 이 가능성이 가장 바람직한 걸지도 모른다. 이 가능성은 대략 35퍼센트 정도.
3. 생각해 보겠다고 답한다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대답이다. 가능성은 약 45퍼센트(생각해 보겠다고 한 후 연락이 끊긴다거나 하는 건 거절이라고 봐야 할테니 2에 포함). 하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대답인 동시에, 그 후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가 가장 애매한 대답이기도 하다.

각 반응 별 대처:
1. 승낙한다고 해서 전부 끝나는 건 아니다.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고 해서 오래 간다는 법도 없고. 서툴게나마... 연애 심리 관련 서적 같은 것도 찾아보고, '이런 종류의 지식은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게 아닐텐데' '그래도 아예 헛소리는 아니겠지, 참고 정도는 해보자' 사이에서 고민하고, 데이트 코스 같은 것도 뒤져보고, 공통된 화제 거리도 찾아보고, 소소한 선물이라도 해주기 위해 알바도 구하고... 하게 되겠지. 그 다음은 모르겠다. 나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연애하기 즐거운 상대는 아닌 쪽에 가깝고. 사귄다고 주변에 일부러 알리고 다니거나 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2. 나는 한번 거절당한 상대 주변에서 맴돌며 계속 기회를 노리거나 하는 짓거리가 싫다. 그 사람이 어장관리하면서 적당히 원하는 것만 취하는 유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와는 별도로, 그런 짓 자체가 싫다. 그러기엔 난 너무 자존심과 자의식이 강하다. 그 사람과는 다른 인간 관계를 통해서도 엮여 있는 게 있고 앞으로도 만날 일이 있겠지만... 가능한 거리를 두고, 필요한 이야기 외엔 하지 않고, 뒷풀이 같은 데도 안 가고... 하는 게 가장 무난할 것이다. 그 사람은 그냥 부담가지지 말고 예전처럼 지내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계속 보다 보면 나 자신이 내 감정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주변에 티를 낼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 부담스러워 할 테고. 나는 그런 짓 못한다.

그런 생각도 든다. 이번에 거절당한다면 나는 앞으로 한참 동안, 최소한 몇 년 간은 고민하는 법도 슬퍼하는 법도 없이 오직 내 '강함'이라는 이상만을 쫓을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 나는 에고이스트고, 이런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해도 되는 걸까, 그게 과연 진짜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내내 고민해왔다. 하지만 거절당하면 그런 자신을 인정하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냥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을 묻어 버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역시 그건 좀 무리다. 꿈에까지 나타나면 어쩔 수 없지. 그렇다면 차라리 거절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돌아오는 길에 술이나 한 잔 하고, 며칠 정도 좀 풀죽어 있는 선에서 마무리되겠지.    
3. ....어렵다. 사실 이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처 방안이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난 그 사람에게 반한 게 맞고, 그 사람이 요구하는 거라면 불합리하거나 크게 어려운 게 아닌 이상 가능한 그에 맞추는 걸 우선한다. 그 외에는 불편해하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서 상황을 본다는 게 그나마 유일하게 도출 가능한 결론이다. 너무 애매한 방침이긴 한데, 도저히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 상황이 되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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