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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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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고의 기원은 캐나다 원주민과 이누이트 족 사이에서 전해지는 식인 괴물의 전설이다. 몰아치는 눈보라와 함께 설원 위를 발자국조차 남기지 않는 속도로 뛰어 다닌다고 해서 '윈드 워커 Wind walker', 즉 '바람을 걷는 자'라고 불리는 웬디고도 한 때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는 순박한 농부였을 수도 있고, 성실한 광부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혹독한 겨울이 닥치고 아끼고 아껴가며 먹었던 마지막 식량마저 떨어졌을 때, 갱도가 무너지고 부상을 입은 채 깊은 땅 속에 고립되었을 때. 아무리 기다려도 도와줄 사람은 오지 않고, 이제는 굶어 죽을 수 밖에 없을 때. 지독한 굶주림과 정신을 갉아 먹어 오는 광기, 혹독한 주변 환경 속에서 그는 문득 생각한다. '사람을 먹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보통은 거기에서 멈춘다. 그리고 끝내 굶어 죽는다. 가끔은, 자신보다 먼저 죽은 가족이나 동료들의 피와 살점을 입에 대고 길건 짧건 남은 목숨을 더 이어 가는데 성공하고는 그것을 죽을 때까지 자신을 괴롭힐 가장 끔찍한 기억으로 남긴다. 그러나 아주 가끔씩은, 인육이 '의외로 맛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자들이 있다.

한 때나마 자신과 마찬가지로 걷고, 말하고, 웃고, 화내고, 슬퍼하던 다른 사람을 식탐의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했을 때, 그리고 그러한 자신에 대한 혐오감과 죄의식을 받아 들이는데 성공했을 때. 강자가 약자를 먹는다는 잔혹하고 공평한 자연의 법칙이 그를 가호하고, 가장 끔찍한 터부를 깬 자만이 가닿을 수 있는 일종의 진리가 그의 영혼을 관통한다. 그는 자신이 범한 끔찍한 죄를 긍정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신이 깨달은 진리의 파편- '먹는다'는 행위의 본질을 추구하기 시작한다. 이 때, 그는 인간성을 벗어나서 자연의 가장 흉폭하고 잔혹한 면모를 직접 체현하는 초자연적인 괴물- 웬디고가 된다.

웬디고는 겉으로는 일반적인 인간과 같다. 그러나 그의 영혼에는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말 그대로 피와 인육에 굶주린 불사의 괴물이 깃들어 있다. 그는 자신이 아직 인간이었을 무렵의 기억을 유지하지만 더 이상 인간이라는 생명의 형태에 구속 받지 않는 그는 거기에 대해 어떤 감흥도 갖지 못한다. 인간을 벗어난 괴물로써, 웬디고는 밤의 어둠을 꿰뚫어 보는 시력과 생물학적 한계를 무시하는 괴력, 탁월한 후각과 청각, 초월적인 속도, 불사신에 가까운 생명력, 무한한 삶- 그리고 그 무한한 삶을 관통하는, 오직 먹는다는 행위를 통해서만 기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영원한 저주를 받는다.

웬디고는 인간이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적이며, 거의 비슷한 자의식을 유지한다. 그러나 그의 항상 굶주려 있는 괴물로써의 본성은 인간 사이에 섞여 평범한 삶을 사는 걸 극히 어렵게 만든다. 영 기회가 오지 않는다면 동물을 잡아 날고기를 먹기도 하지만 그가 가장 간절히 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피와 살이다. 그는 '식량'들과는 멀리 떨어진, 그러나 여전히 그를 확보하기 쉬운 곳에 터전을 잡고는 수 많은 시간을 살아오며 쌓아 올린 인내심과 교활함을 통해 '식량'이 자신의 사냥터로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기회가 오면 그는 신중히 괴물로써의 본성을 감추고 대상에게 접근해 평범한 사람인 것처럼 행세한다. 이런 식으로 교류를 가지며 그는 자신이 오래 전에 버린 인간의 세상과 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 때는 소중했으나 이제는 아무 의미도 없어진 것들에 대한 감상에 잠기곤 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그는 자신의 본성을 드러낸다- 그는 죽이고, 먹어 치운다. 그 순간의 환희가 그의 영혼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동시에, 인육을 탐하는 괴물이라는 자각에서 오는 절망이 그와 똑같은 무게로 그의 영혼을 뒤흔든다. 환희와 절망의 교차 속에서 웬디고는 무한한 삶을 이어간다. 언젠가 정체가 드러나 그 부정한 불멸을 끝마칠 때까지... 웬디고는, 그런 존재다.

템플릿-
이 템플릿은, 이제 갓 인간을 벗어나 괴물이 된 상태를 표현한다. 긴 세월을 살면서 '식량 수집'에 더 익숙해지고 교활해졌다면 IQ가 증가하거나 '식욕 폭주'의 자제 수치가 높아졌거나 '연기'에 더 능숙해졌을 것이다. 마스터의 재량에 따라 추가적인 변화나 능력을 줄 수도 있다(사는 곳의 환경에 따른 '저항력 강함'이라거나).

특성치 수정:
ST+8    HT+2   

장점:
고속 이동:지상 2단계40, 냄새 판별15, 미후각 예민:5단계10, 밤눈:5단계5, 불로15, 소리 흉내10, 시각 예민:2단계4, 음식 불필요10, 저항력 강함:질병 면역10, 질긴 목숨:2단계4, 청각 예민:2단계4



단점:
감정 이해불가 -20, 거부 반응:조리된 음식 -10, 고소비성:1단계 -10, 동물의 적 -10, 비밀:괴물 -30, 살의(15이하로 자제) -5, 식욕 폭주:지성체의 피와 살(9 이하로 자제) -22, 특수 영양소 필요:지성체의 피와 살, 동물의 것으로 대체 가능 -10


 
특이 사항:
생식 불가(0)

기능:
연기 IQ+2 8
추적 지각력+2 8
은밀 행동 DX+1 4

총 130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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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하는 전설을 베이스로 해, 미드 <슈퍼내츄럴>에 나온 형태를 모델로 재해석(특히 태생 관련 설정과 소리 흉내 장점). 앨저넌 블랙우드의 동명의 소설에서도 등장하고, 크툴루 신화에서는 죽음을 걷는 자 이타콰(Death walker, Ithaqua)라는 이름으로 무려 그레이트 올드 원 중 하나로 나온다. 지상 이동력 20은 확실히 빠르긴 하나 전설에서 묘사되는 그야말로 미친 듯한 속도에 비하면 부족하... 지만, 운 좋게 살아남은 희생자의 공포심으로 인해 과장된 거라고 쳤다(...)

대충 100에서 200CP 사이인 파워 레벨의 캠페인에서 적으로 꺼내면 그야말로 재앙. 높은 ST는 둘째치고, 겉보기로는 일반인과 똑같은 데다가 연기에도 능숙하다. 로우 파워 호러 캠페인에서 '도망치거나 봉인해야 할 대상'으로 내보내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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