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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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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 과제 중에는 '자신에 대해 쓰는 글'이 유달리 많다. 그리고 난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남들 앞에서 하는 것에 대해 저항감이 강한 편이다(읽는 이들 대부분이 나를 모르기 때문에 블로그에 쓰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저항감이 덜하다). 그게 영 껄끄럽기도 했고, 귀찮기도 해서... 써야 할 것 하나를 미뤄놓고 있다가 뒤늦게 써서 교수님 메일로 보냈는데, 답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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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용을 정서적으로 쓸 수도 있을 텐데

개념적이고 설명적이야.


그렇더라도 XX이의 내면을 보여줘서 고마워.


XX아, 그대의 감정과 정서를 되살리렴.

그대는 아직 젊은데 못할 이유가 없잖아.

사람은 이성의 동물이지만

또한 감성의 동물이야.

그 감성을 충족시키는 게 행복의 관건이란다.


가을처럼 지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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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스스로가 '강하다'는 것을,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절대로 절망하는 법이 없으리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 사실은 내게 어떤 종류의 기쁨이나 충족감도 주지 못한다.

난 남들과 공감하고 정서적인 교류를 나누는 것에 극단적으로 서툴다. 그렇기에 내가 '기쁨'을 알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여겼고, 또한 그게 내 결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실패했고, 나의 그 노력들이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게 된 지금 나는... '강함' 이외에는 그 무엇도 이루지 못했으며 '강함' 이외의 다른 무엇도 알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교수님은 그 감성을 충족시키는 것이 행복의 관건이라고 하셨지만... 난 다른 방법은 알지 못한다.

내가 그 모든 실패와 상처들에도 불구하고 대의와 이상을 여전히 꿈꾸는 것은-  작년 여름, 광화문에서 그러했듯이 타자들과의 '연대'에 여전히 가치를 두고자 하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 아닐까.

타인에게 공감하는 것에 그토록이나 무디면서, 거기에 무슨 '연대'가 있고 '공의로움'이 있을 수 있을까?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