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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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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서술이 일치하지 않음. 인물은 3류 깽깽이 인생인데 그의 고뇌를 보면 고매한 예술가가 젊은 시절 돈을 위해 작품을 팔아본 경험에서 느끼는 듯한 종류의 고뇌. 주인공이 자신의 죄와 삶을 미화하고 있다는 느낌. 이런 식으로 ‘속죄’가 주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물의 시각을 따라 가는 것치고는 대단히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묘사와 동물적이고 끈끈한 묘사가 같이 나오는 게 어울리지 않는다.

  *고양이에게 욕설을 퍼붓는 장면에서 대사가 부자연스러움.

  *인물의 시선과 작가의 시선 간의 불일치가 지적됨. 공감되기도 힘들고 주인공의 죄책감에 대해서도 잘 이입되지 않는다. 딱히 죄책감을 갖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읽기 거북했다.

  *읽으며 불편했음. 남성적이고 성욕을 부각하는 묘사가 중간에서 튄다. 화자의 말이나 묘사가 그렇게 튀는 게 거슬리며 내용도 불편.

  *과거 회상이 대사로만 나온다. 중요한 정보는 가리면서도 최소한의 서술은 함께 해주어야 한다. 이 부분을 보강해야 할 듯

  *인물이 상당히 찌질한데도 폼도 잡고, 의외로 찌질한 행동을 잘 안 한다. 입체적이라기 보다는 분리된 두 인물의 면모를 억지로 묶어 놓은 듯.

  *주인공이 시달리는 ‘현실’이 현실감이 부족하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현실을 옮겨 놓은 듯해 보인다. 주인공이 속해 있는 현실과 안개 끼는 언덕이라는 패러다이스의 대비가 극대화되기 위해선 그야말로 현시창이어야만 하는데 두 공간의 층위 차이가 적다.

  *일상적인 대사, 흔히 하는 말들, 그러한 리얼리티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서는 좀 더 깊은 사유가 필요하다. 이러한 면에 있어서 작가가 더 치밀해야 했다.

  *평범하게 서술하고 끝내 버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작가가 왜 이런 설정을 했는지에 대해 공감을 하기 힘들다. 독자는 내부에 이입이 되기보다는 관찰하는 입장이 된다. 독자가 주인공에게 이입하기 힘든 이유는, 그의 내면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고 서술에 있어 대단히 피상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작가가 중점적으로 하려고 했던 묘사는 대단히 탐미적인데도 전체적으로 보자면 형상화가 잘 되어 있지 않다.

  *미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게 좀 더 찌질하게 보여줘야 했다. 인물이 자기 연민에 빠져 버둥거린다면 괜찮았는데 서술이 그렇지 못하다. 서술이 힘을 받으려면 폭력 장면을 리얼하게 묘사해야 했다.

  *죽음에 대해 탐미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안개 너머에 있는 것들은 아무 것도 아니라거나. 묘사도 그런 쪽으로 흐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그런 면 때문인 듯. 죽음을 보다 더 탐미적으로 접근했다면 어땠을까.

  *옛 친구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그냥 잠시 멍하다가 끝나 버린다. 힘을 줘야 하는 부분에서 주지 않았다.

  *감정의 클라이막스가 없음. 인물들의 심리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성과 폭력에 좀 더 어우러져 있어야 할 듯. 내용상으로는 성과 폭력이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작중에서 그것이 잘 얽혀 있지 않다.

  *주인공이 다시 술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설득력이 부족. 주인공과 술집 여자가 자고 난 뒤 갈등 장면에서의 리얼리티가 부족하다. 아무리 악에 받친 여자라도 일단 몸싸움은 최후까지 피하는 법인데. 특히 담배빵 장면.

  *주인공이 예전에 행했던 폭력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그런 게 아닐까? 잘 설득은 되어 있지 않지만. 뜬금 없다.

  *주인공이 계속 내몰린다는 걸 표현하기 위한 장치인 듯.

  *실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 지를 잘 이해해야만 그걸 소설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다. 이런 쪽에서 작가의 노력이 필요.

  *주인공이 전혀 자살을 생각한 적 없다는 면에서 감명 받았다. 님 좀 개새낀 듯. 죄책감도 느끼고 어설픈 속죄도 하지만 본격적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면모는 잘 드러난 듯.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지는 알겠는데, 그 작품이 그 모티브를 잘 살렸다고 해서 그에 영향을 얻은 자신의 작품도 모티브를 잘 살릴 수 있다는 법은 없다. 상징과 사유가 많은 글일 수록 과연 이것이 소설적으로 잘 형상화가 되었는 지에 대해서는 치밀하게 접근해야 한다.

  *후대의 글은 계속 선대의 글을 배우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데 70년대 글의 냄새가 난다 킁킁.

  *현실에서 유리된 공간을 상정하려고 했다면 불명확한 존재에 대한 공포나 경외가 보다 더 잘 나타나야만 했다.

  *모든 게 지워질 수 있는 장소라는 걸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선 주인공의 죄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 강렬해야만 한다.

  *작가와 비슷한 나이 대의 인물을 등장시켜 그 나이 대에 할 만한 고민, 할 만한 고뇌를 이야기해 보는 시도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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