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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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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4. 04. 윤석열 탄핵

어떤 결과가 나오건 (높은 확률로 극우 놈들이 먼저 시비 걸어서) 폭력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몸빵이라도 하자는 생각으로 오늘 휴가 내고 헌재 앞으로 갔다. 경찰들이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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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선고가 나오는 순간 "이겼다!" 라고 외친 것,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던 감각을 아직 선명히 기억한다. 그로부터 딱 1년이 지났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오늘, 개인적으로 내 일상은 변한 게 없다. 여전히 직장 일은 힘들고(작년에는 정신적으로, 올해는 육체적으로 힘들다), 돈은 지지리도 없고, 가족과의 관계는 서먹하고, 내가 사랑하는 소설은 아무도 관심 없고, 연락 주고 받는 친구도 변변히 없고, 지극히 당연히 연인도 없다. 원하지도 않게 된지 제법 됐다. 

난 지금도 작은 임대 아파트에서 홀로, 대충 밥 차려 먹고 설거지하고 배수구 청소를 하고 세탁기 돌리고 화장실 타일에 낀 물때와 곰팡이 청소를 하고(잘 안 닦인다) 가끔 바퀴벌레가 나오면(요즘 갑자기 보인다,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에프킬라 뿌리고 그 주변을 벅벅 닦아내는 일상을 산다.

하지만, 내 남루하고 보잘 것 없는 일상은 그 승리의 기억을, 내 투쟁의 기억을, 내 명예의 기억을 더럽히지 못한다. 그것은 나의 것이다, 인터넷에서 누군가가 자기만족 때문에 시위놀이한다고 비웃건 말건. 그 기억은 변함 없이 나를 지켜주고 있다. 이명박 때 그랬듯, 박근혜 때 그랬듯.

전에도 트위터에 썼다시피... 내 경우, 이 투쟁은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해서일 뿐이다. 그게 제일 큰 이유기에, 남들의 인정이나 감사를 바랄 수는 없다. 내 핵심적인 동기는 어디까지나 이기적이다. 나는 내가 그런 인간이라는 걸 이해하고, 그런 스스로를 인정한다.

그렇기에, 오늘도 간다. 4시 안국역 6번 출구 앞 비상행동 시민대회. 그 후에는 용산 서울시 교육청 앞. 

나름 이타심이나 정의감도 아예 없지는 않지만 결국은, 오직 나를 위해. 미래의 나 자신에게 수치를 주지 않기 위해, 과거의 나 자신에게 감사할 수 있기 위해. 그것은 오직 나만이, 오직 나만을 위해 지펴낼 수 있는 불꽃의 노래이기도 하다. 


"...끝이 나지 않은 노래여 너를 끝내 불러 내리라 가슴속에 묻은 기억이 너를 끝내 지켜 주리라 어두운 하늘 끝으로 진실을 보러 가리라 내게 쥐어진 삶의 무게를 버티고 다시 또 일어나 네게 들려주리라 심장의 노래를..."

 

+

 

....라고 엄청 비장돋게 써놓고서는 '갔다 와서 마음 편히 탄핵 1주년 기념으로 비싼 거 먹으며 한 잔 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밀린 청소랑 잡일하다 보니 생각보다 늦어져 4시인데도 아직 못 나가고 있다 어버브브븟. 히밤 안국역은 제끼고 교육청만이라도 가야겠다. 작년 오늘 걸었던 그 길을 한 번 더 걷고 싶었는데 내가 뭐 늘 이렇지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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