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종교인이자, 신앙인이다. 교회와 교리를 부정하는 지금도 나는 때때로 신의 거룩함을 느끼고, 내가 영혼 깊숙한 곳에서 여전히 그 분을 경배함을 안다. 만약 나의 신앙이 그릇된 것이라면, 그것은 신께서 심판하실 일이다. 교회가 아니라.
광의적인 의미에서의 '기독교'가 사멸하고 완전히 잊혀질 날도 분명히 올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서로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사랑 안에서 신께선 여전히 임재하실 것이다.
난 좌파이며, 인간 세상의 불의에 칼로써 싸우리라고 결심했다. 그에 대해선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복수는 내가 한다,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그 분의 뜻과는 어긋나는 것이려니 한다. 이단자인 내가 해야 할 일은, 살아 있는 동안은 전력으로 싸우되 죽은 뒤 그 분의 심판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 뿐일 것이다. 그것이 천주의 검은 양인 내가 그 분을 섬기는 방식이다.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오직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