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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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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낮고 타인에게 경계심이 강한 사람... 즉, 나 같은 사람은 사랑 같은 거 해선 안 될 거 같다. 나는 특히나 더 그래야 할 필요가 있고. 난, 그게 우정이나 애정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건 혐오나 질투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건 타인과 깊은 감정을 주고 받으며 관계를 맺는 것 자체를 증오한다. 마음 깊이.

 

그런 내가 제대로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상처만 주고 받겠지. 내가 이런 성격이 된 거야 어쩔 수 없지만, 굳이 새로 문제를 만들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다. 안 그래도 내 삶은 이미 반쯤 조졌는데. 

 

...그래도 내가 한 때나마 사랑했던 이들은,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 아, 최근 만난 그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의 호감 정도 감정 밖에 없었긴 하지만 뭐 기왕이면 그 사람도. 그 사람이야 뭐 나에게는 별 관심 없었겠지만. 모르긴 몰라도 그 사람은 내 이름도 모를 걸ㅋ 

 

살짝 헛헛한 걸 보면 나는 아직까지 '평범하게 타인과 우정이나 애정을 나누고 싶다'는 옛 욕구를 완전히 떨치지 못했구나 싶어서 좀 그렇긴 한데, 이런 식으로 감정의 농도를 점차 희석시켜가다 보면 머지 않아 완전히 느끼지 않을 수 있으려니 한다. 

 

 

다시는 만날 일 없겠지만, 잘 지내길. 친절하게 마음 써주신 건 감사합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