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부끄러운 옛 기억들이 떠올랐다. 내가 그 때 좀 더 절제했다면, 적어도 그 분과 평범한 친구 사이 정도로는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다가 그 후에 내가 겪은 일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됐어도 결국 좋게는 안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괜찮다, 이런 삶도 있는 거다.
그러나 애초에 모래알이나 바람이나 빗방울 같은 걸로 태어났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은 지워지지 않는다.
나는 비록 이렇게 됐지만, 그래도 한 때 사랑했던 그 분은 부디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
내가 두 번 다시 연애 같은 거 할 일이 없을 거라는 점이 다행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