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한테 말 들은 것도 없고, 이제 내게는 그런 말을 할 만한 사람조차도 거의 없긴 한데.... 약간 자괴감이 든다. 이런 식으로 돈 버는 건 너무 구차하지 않나?
어차피 그 쪽은 한참 버려두다시피 했고, 이런 저런 일들 때문에 몇 안 되는 좋은 추억들조차 나쁜 기억에 눌려 버린... 이제 나와는 거의 아무 관계도 없는 장소다. 최소한 민폐는 되지 않도록 나름 신경을 쓰긴 했지만 늦은 감도 있고, 놓친 게 더 있을 수도 있고... 마음에 걸린다. 다른 이유로 영 찜찜하기도 하고.
...약 값 좀 충당될 정도만 모이면 이 짓도 관둬야겠다. 아, 젠장.
아직 친하다고 생각하는...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친구가 하나 있는데 약간 거짓말을 했다. 그냥 좀 창피해서 그런 거긴 한데, 쯧. 어차피 여기 안 볼테니까. 한참 바쁠 시기고. 하지만... 미안하다.
그런 몇 안 남은 '친구'들과도 모두 연락이 끊기고, 더 이상 이런 미안함이나 창피함조차도 느낄 상대도 전혀 남지 않게 된다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좀 슬픈 일일 것 같다.
또 그 날을 반복하는 것보다야 낫긴 한데.
신의도 절조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명예는 포기하고 싶지 않다. 아직.
2)
최근 한 동안 잠잠하다 싶었는데 또 악몽 꿨다. 그런 꿈들은... 그 자체의 내용은 나쁘지 않다. 그 꿈들 속에서는 정말 즐겁다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깨고 나면, 내가 지금도 마음 속 한 구석에서 간절히 바라고 있는 걸 결코 가질 수 없으리라는 걸 느낄 때면, 그 즐거움과 기쁨은 모두 뒤집힌다.
그래도 한참 상태가 나쁠 때보다는 낫다. 그나마 다행이다.
3)
소설 써야 할 게 있는데, 글이 잘 안 나온다. 처음에는 스스로의 사고가 경직되는 느낌이 들고, 그 뒤에는 그 경직된 틀에 맞춰 문장들을 찍어내고 있다는 자각이 든다. 그 사고가 '옳은 것'이건 아니건 간에. 잘못된 것이라면 말할 나위도 없고... 만일 옳은 것에 가깝다 해도(세상에 완전히 옳은 게 어디있겠냐만은), 소설은 그런 식으로 쓰여져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런데도 한참 쓰다가 다시 읽어보면 그렇게 쓰여져 있다. 완전 폐품 소설.... ...줄여서 완폐설이라고 불러야 되나 이걸.
....못 썼다고 해도, 내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애착을 갖고 쓴 내 소설이다. ...힘내자 나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