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CALENDAR

«   2025/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 CLOUD

  • Total :
  • Today :  | Yesterday :



거기 나오는 흉폭하지만 좀 바보 같고 순박한 데가 있는 상어인간 캐릭터가, 수족관에 갇혀 있던 외계 문어들과 친해졌다고 좋아하다가 막상 수족관이 깨지고 나자 풀려나온 외계 문어에게 물어 뜯기고 우는 장면보고 문득 옛 기억이 떠올랐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그것 때문에 죽으려고 했다 보니 아무래도 역시 지난 일이라고 웃어 넘기진 못하겠다.

 

 

그 때 일은... 내가 먼저 잘못하긴 했다. 그 사람 입장에선 좀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친절하게 대했을 뿐인데, 내 쪽에선 마치 인생의 구원이라도 얻은 것처럼 착각하고 친한 척 질척거리니 불편했겠지. 안 풀리던 일도 좀 풀리기 시작하고 남자 친구도 생겼겠다 이제서야 뭔가 좀 되는 거 같은 참에 내가 그렇게 구니까 부담스러웠을테고.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사람을 용서하지도 못하겠다. 용서하기엔 그 날의 절망이, 내 모든 희망과 노력이 무가치했다는 그 절망이 너무 깊다.

 

난 다시는 그 날을 반복하지 않을 거다. 절대로. 난 혼자 견디다, 혼자 죽을 거다.

 

가능한 빨리 그 날이 오길 바란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할 지경이 되면 뭐 그냥 전에 실패한 걸 다시 하면 되는 거고.  

And

휴면 블로그도 일단 넷 상에 있는 이상 서버 비용을 잡아먹을테니 카카오 입장에서는 정리를 좀 하고 싶기야 하겠지.

 

이글루스에 이어 티스토리 블로그 서비스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기업 입장에서 돈이 되는 것도 아닐테고... 이 블로그도 꽤 오래 썼는데, 없어질지도 모르지. 그럼 서운할 거 같지만, 차라리 잘된 일일지도 모른다.

 

난 人間으로 사는 걸 포기했다. 한 때 간절히 그걸 원했던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 절망과 회한의 기록들을 이 블로그에 남겨온 건, 어쩌면 '누군가가 보고 이해해줄지도 모른다'는 하찮고 유치한 욕망이 내 안에 아직 희미하게 남아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티스토리가 없어지면 나의 그 무가치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는 데 도움이 될 거다.  

And

워크래프트1~워크래프트3+확장판까지의 모든 스토리 간단 요약. 

더보기

배경:아주 먼 과거, 티탄이라는 신적 종족이 있었다. 티탄은 우주의 질서를 만들고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으며, 우주에 혼돈을 가져오는 악마와 대립하고 있었다. 악마들과의 전쟁에서 숱하게 활약한 최강의 티탄이던 살게라스는 우주 전체의 멸망을 추구하는 태초의 근본적 힘인 '공허'에 대해 알게 되고, 고심 끝에 공허의 세력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악마의 힘으로 현재의 우주를 멸망시키고 공허가 애초에 개입할 수 없는 새로운 우주를 창조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다른 티탄들을 배반하고 스스로 모든 악마들의 지배자가 되어 거대한 군단을 창설했다. 이 악마 군단은 훗날 불타는 군단이라고 불리게 된다. 워크래프트 사가의 주무대인 행성 아제로스에 깃든 별 자체의 영혼이 미래에 궁극의 티탄으로 깨어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살게라스는, 그것이 공허에 타락하기 전에 죽여 없애야만 한다고 여겨서 아제로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를 위한 장구한 계획의 일환으로 우주의 여러 종족을 공격해 타락시켜 악마로 만들어 불타는 군단으로 끌어들이길 반복했고, 그 중에 에레다르라는 종족이 있었다. 에레다르는 원래 아르거스라는 행성에서 고도의 문명을 이루고 평화롭게 살던 종족이었지만 살게라스에게 저항할 수는 없었고, 악마가 되는 것을 면한 소수의 에레다르들은 드레나이로 자신들의 칭호를 바꾸고는 우주선을 타고 다른 별로 도주했다. 도착한 별에 드레노어라는 이름을 붙이고 제2의 고향으로 삼은 드레나이들은, 거칠고 호전적이지만 동시에 명예롭고 조상과 자연을 존중하던 선주 종족 오크들과 만나 몇 백년 간 공존했다. 


워크래프트 1~2(+확장팩):살게라스는 아제로스의 대마법사 메디브의 정신을 지배해서 드레노어로 이어지는 어둠의 문을 열고, 한편 드레노어에서는 몰래 악마를 섬기는 오크 흑마법사 굴단이 더 강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다른 오크들을 속여 고위 악마 만노로스의 피를 마시게 해 그들을 타락시켰다. 피의 욕망으로 가득 찬 괴물로 전락한 오크들은 굴단의 책략에 조종당해 그간 함께 살아오던 드레나이들을 공격해 학살하고 아제로스로의 침략을 개시했다. 이들은 트롤 등 아제로스 출신의 다른 종족까지 규합해 거대한 무리(호드)를 이뤄서 당시 아제로스의 인간 국가 중 최강이던 강대국 스톰윈드를 멸망시키고 6년 간 막강한 위세를 떨친다. 그러나 인간과 하이엘프, 드워프, 노움들은 로데론 국왕 테레나스의 주도 하에 연합(얼라이언스)을 이뤄 반격에 나서고, 지도층의 내분까지 겹쳐 호드 측은 점차 패색이 짙어지기 시작한다. 궁지에 몰린 굴단은 그간 섬기던 악마들을 배반하고 모든 걸 손에 넣어 역전승을 거두고자 막강한 힘을 가진 마법물품 살게라스의 눈을 찾아내려 하지만 그 속셈을 눈치채고 있던 악마들에게 살해당하고, 마지막으로 메디브의 제자였던 카드가가 어둠의 문을 닫음으로써 전쟁은 얼라이언스의 승리로 끝난다.

오크들은 드레노어로 패퇴했지만 타락의 영향은 여전했고, 그에 더해 굴단의 흑마법 때문에 드레노어는 황폐해지고 있는 중이었다. 오크들의 새 지도자 넬쥴은 자기 종족의 타락이 악마들 탓이라는 걸 간파하고 있었지만 감히 저항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 사악하지만 나름 동족애를 갖고 있던 넬쥴은 악마들에게서 벗어나 오크들을 구하기 위한 방편으로, 또 다른 어둠의 문들을 열고 새로운 세계들을 침략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그 계획에는 아제로스에 있는 강력한 마법물품들이 필요했다. 넬쥴은 한 때 아제로스의 수호자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타락한 흑룡 데스윙과 동맹을 맺는 한편 아제로스로 이어지는 어둠의 문을 다시 한 번 열어 그 마법물품들을 회수해가려고 했지만 인간들에게 발각된다. 인간들은 오크들의 2차 침략이라고 판단했고, 후환을 없애기 위해 얼라이언스를 재결성해서 어둠의 문을 지나 드레노어로의 역습을 가한다. 빼앗겼던 마법물품들을 하나씩 되찾고 데스윙까지 물리쳐 쫓아내는 위업을 달성하지만 최후의 순간 넬쥴은 미지의 다른 세계 뒤틀린 황천으로 도망쳐 버리고, 뒤틀린 황천에서 새어나오는 힘은 드레노어 전체를 파괴하기 시작한다. 얼라이언스 군대는 아제로스로 후퇴하고, 패배한데다 고향까지 잃은 오크들도 이 때 함께 아제로스로 넘어오게 된다. 카드가는 뒤에 남아 어둠의 문을 완전히 파괴하고 본인은 실종되지만, 그 희생 덕에 아제로스는 안전해지게 된다.


막간의 이야기:오크들은 아제로스에 정착하고, 악마 및 흑마법과 단절되면서 타락의 영향이 약해진다. 그러나 동시에 용기와 활력 역시 잃어버려서 대부분이 무기력해진 상태로 인간들의 포로나 노예 신세로 학대당하며 댓가를 치르게 된다. 노예 검투사 출신의 젊은 오크 스랄은 아제로스를 침략해 수많은 인명을 학살한 옛 죄를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언제까지고 그런 비참한 신세로 살아가는 것 역시 그것대로 부당하다고 여기고 그런 상태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색하다가 스승을 만나 악마에게 타락하기 전 오크들의 전통과 주술을 배운다. 이후 스랄은 주술사 겸 오크 해방운동가가 된다. 한편, 뒤틀린 황천으로 도망친 넬쥴은 그곳이야말로 악마들의 본거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곳에서 살게라스의 심복 악마이며 한 때 에레다르의 세 지도자 중 하나였던 킬제덴을 만난다. 킬제덴은 오크 대신 언데드를 악마들의 새로운 첨병으로 삼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고, 넬쥴을 가혹하게 고문한 뒤 언데드의 지배자 리치킹으로 만들고는 아제로스 북부의 얼어붙은 대륙 노스렌드에 가둬버리고는 악마들의 침략에 앞서 그 길을 닦을 언데드 군대를 일으킬 것을 명령한다.
    

워크래프트3 도입부:지난 전쟁 당시 연합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가 자신 이전의 대마법사였던 어머니에 의해 부활하며 살게라스의 지배에서 벗어난 메디브는, 오크들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실패했으니 악마들이 직접 침략해 올 거라고 예측했다. 그에 맞서기 위해서는 아제로스의 모든 종족이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스랄을 찾아가 호드를 재결성해서는 서쪽 대륙 칼림도어로 가서 악마들의 침략에 맞설 준비를 하라고 설득한다. 이후 얼라이언스의 각국 대사들이 모인 회의장에 나타나서 같은 경고를 하지만 대사들은 정체 모를 수상한 마법사가 의심스러운 데다가 서로 간의 정치적 갈등, 갑작스런 오크들의 대이동, 최근 퍼지는 정체 불명의 역병 등의 문제 때문에 바빠서 그를 무시한다.

워3 휴먼 캠페인:동쪽 대륙의 일곱 국가 중 하나인 로데론. 백성을 사랑하는 왕자이며 정의로운 성기사였던 아서스는 역병 전파 과정을 추적하던 중 역병이 산 자를 언데드로 바꾼다는 걸 알게 된다. 역병을 퍼뜨리던 사교도들의 리더이자 넬쥴의 부하 켈투자드를 물리치지만 그 배후에 있던 악마의 도발에 말려들어 점차 원한과 집착에 사로잡히게 되고, 연인 제이나 및 스승 우서와 결별하고 역병에 걸린 백성들을 자기 손으로 학살한 것을 기점으로 선을 넘어 버린 끝에 바다 건너 노스렌드까지 가게 된다. 그곳에서 드워프의 왕자이자 옛 친구였던 무라딘을 만나서 막강한 힘을 가진 검 서리한이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구하기 위해선 서리한을 얻는 수밖에 없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사실 서리한은 넬쥴이 만든 마검이었고, 만류하던 무라딘을 뿌리친 아서스는 서리한에서 들려 오는 넬쥴의 속삭임에 홀려 결국 타락하고 만다. 그렇게 죽음의 기사가 된 아서스는 귀국하여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아버지"라는 말과 함께 지난 전쟁의 영웅 테레나스 국왕을 시해하고는 한 때 지키고 싶어했던 조국을 스스로 멸망시키고 백성들을 언데드로 바꿔놓는다. 

워3 언데드 캠페인:마지 못해 명령을 따르고는 있지만 자신을 강제로 리치킹으로 만든 악마들에게 복수하려는 넬쥴과 그런 넬쥴을 의심하는 악마들의 수싸움이 물밑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죽음의 기사 아서스는 성기사 시절의 옛 동료들과 스승 우서를 살해하고 한 때 적이었던 켈투자드의 유령을 자신의 조언자로 삼으며 그 여세를 몰아 하이엘프들의 국가 쿠엘탈라스까지 멸망시키고 국왕을 살해한다. 끈질기게 저항하는 쿠엘탈라스 수도 방위군 사령관 실바나스를 보며 성기사 시절의 아서스를 닮았다고 평가하는 켈투자드. 결국 패배하고 붙잡힌 실바나스는 죽게 해달라고 간청하지만 아서스는 자신을 애먹인 앙갚음으로 그녀를 언데드로 만들어 강제로 복종시킨다. 하이엘프들에게 마력을 제공하던 태양샘을 오염시켜서 그 힘으로 켈투자드를 리치로 부활시키고 동쪽 대륙을 질타하는 아서스. 켈투자드는 살게라스에게 지배당하던 시절의 메디브가 남긴 마법서에 적힌 주문으로 불타는 군단을 소환하고, 불타는 군단 사령관 아키몬드가 주군 살게라스의 뜻에 따라 아제로스를 멸망시키기 위해 강림한다. 

워3 오크 캠페인:심사숙고 끝에 메디브의 설득을 따르기로 결정한 스랄과 그를 따르는 오크들은 배가 난파되고 동맹을 맺은 트롤 부족 족장이 적에게 살해당하는 등의 고난을 거치며 드디어 칼림도어에 도착한다. 칼림도어의 선주 종족 중 하나인 타우렌의 족장 케른을 만나 그를 도와주고, 예언자를 만나보라는 조언을 들은 스랄. 하지만 역시 메디브의 경고를 듣고 악마들을 피해 칼림도어로 온 인간 생존자들과 싸우게 되고, 난폭한 성격의 동료 오크 그롬과도 갈등을 빚는 등 고생한다. 스랄은 무리를 나눠 본대는 자신과 함께 예언자를 찾아 나서고 별동대는 그롬에게 맡겨 정착지를 건설하도록 하지만 그롬과 그의 부하들은 숲을 베어넘기면서 오랜 세월 칼림도어의 자연을 지키던 나이트엘프들과 그들을 가호하는 반신 세나리우스의 분노를 사게 된다. 칼림도어까지 마수를 뻗친 악마들은 세나리우스를 해치우기 위해 오크들을 한 번 더 이용하기로 하고 결국 그롬과 그의 부하들은 과거 그러했듯 다시 한 번 만노로스의 피를 마시고 세나리우스를 살해하고 만다. 한편 드디어 예언자를 만난 스랄과 케른, 그리고 인간 생존자들의 리더이자 한 때 아서스의 연인이던 마법사 제이나. 예언자는 메디브 본인이었다. 메디브는 자신의 옛 죄를 고백하고는 악마들로부터 아제로스 전체를 구하기 위해 옛 원한을 젖혀둬야 함을 역설하고, 각 종족의 대표들은 마지못해 동맹을 맺지만 타락한 그롬과 그의 부하들이 공격해온다. 스랄은 힘겹게 그롬을 제압하지만, 만노로스가 직접 나타나 그롬을 유혹한다. 절체절명의 순간 정신을 다잡고 만노로스에게 돌격하는 그롬, 중상을 입으면서도 만노로스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해 그를 죽이고 오크들의 피에 깃들었던 타락을 완전히 씻어내는데 성공한다. 죽어가며 피의 욕망에서 나 자신을 구해냈다는 유언을 남기고, 스랄은 "친구여, 그대는 우리 모두를 구해냈소"라고 말해주지만 그롬은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다. 이로써 오크들은 타락에서 벗어나고, 동맹은 악마들에게 반격할 기틀을 다지게 된다.                     

워3 나이트엘프 캠페인:1만년 전, 고대 나이트엘프 왕국의 여왕 아즈샤라를 중심으로 한 귀족들은 티탄들이 우주를 창조할 때 사용한 힘의 잔해인 비전마법을 연구하다가 그 힘에 이끌린 불타는 군단을 아제로스로 불러들인 적 있었다. 그로 인해 고대의 전쟁이 벌어졌고, 나이트엘프 왕국은 멸망해 바다 속에 가라앉았고, 이후 살아남은 나이트엘프들은 마법을 포기하고 세나리우스에게 드루이드 주술을 배우고 세계수 놀드랏실의 힘으로 불로불사하며 칼림도어의 자연을 지켜왔다. 현재, 나이트엘프들은 바다를 건너온 오크와 인간들이 자연을 파괴하고 세나리우스를 죽인 것에 분개하지만 악마들이 다시 나타난 걸 보고 큰 위기감을 느낀다. 나이트엘프의 대사제 티란데는 아키몬드가 성지 하이잘 산 정상에 있는 놀드랏실의 힘을 흡수하려고 한다는 걸 알아내고, 공허의 세력이 아제로스를 침식하는 것을 긴 세월 동안 꿈 속에서 막아내고 있던 드루이드들과 그 수장 말퓨리온을 깨우는 한편 과거 강력한 힘을 얻기 위해 금지된 비전마법에 손을 댄 죄로 투옥된 죄인 일리단의 힘을 빌리려고 한다. 티란데는 일리단의 형이자 자신의 연인이기도 한 말퓨리온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리단을 탈옥시키고, 티란데를 짝사랑하던 일리단은 그녀의 청을 받아들인다. 큰 업적을 세워 티란데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일리단 앞에 나타난 것은, 불타는 군단의 침략에 함께 하던 아서스. 악마들에게 협력하는 척하며 그들을 약화시키라는 넬쥴의 밀명을 받은 아서스는 예전에 악마들에게 죽었던 굴단의 해골이 근처에 있으며 그것이 숲을 오염시키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굴단의 해골을 손에 넣고 거기 깃들어 있던 흑마법의 힘을 흡수한 일리단은 더 이상 나이트엘프가 아닌 악마적인 존재로 변하고, 그 힘으로 아키몬드의 부관 티콘드리우스를 처치한다. 그러나 일리단의 변모를 보고 큰 충격을 받은 말퓨리온은 그를 추방하고, 일리단은 쓸쓸히 떠난다. 수많은 악마들이 지척까지 몰려오고, 각 세력의 지도자들을 불러모아 모두의 협력을 촉구하는 메디브. 스랄이 이끄는 오크와 트롤과 타우렌으로 이뤄진 호드, 제이나가 이끄는 인간과 엘프와 드워프로 이뤄진 얼라이언스, 거기에 말퓨리온과 티란데가 이끄는 나이트엘프 세력까지 더해진 대동맹이 이뤄지고, 하이잘 산에서 처절한 마지막 전투가 벌어진다. 그러나 악마들의 군대는 멈추지 않고 아키몬드는 승리를 목전에 두지만, 최후의 순간 말퓨리온이 불러들인 옛 나이트엘프 선조들의 힘과 놀드랏실의 폭발로 인해 최후를 맞이한다. 이로써 불타는 군단의 야욕은 저지되고 세상은 멸망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각 종족들의 서로에 대한 옛 원한은 아직 청산되지 않았으며, 죽음의 기사 아서스와 그 배후에 있는 리치킹 넬쥴의 언데드 군세는 여전히 건재하다...


막간의 이야기:아즈샤라 여왕과 나이트엘프 귀족들은 죽지 않았다. 그들은 바다 속에서 공허의 세력에 속한 고대신 느조스와 계약을 맺어 '나가'라는 뱀 인간 종족으로 변했고 옛 동족들을 비롯한 지상의 종족들에 대한 증오를 키워왔다. 한편, 말퓨리온에게 추방된 이후 몇 개월 간 홀로 떠돌던 일리단에게 뒤틀린 황천의 킬제덴이 접촉해 온다. 킬제덴은 동료였던 아키몬드의 죽음과 한 차례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아제로스 멸망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었다. 일리단은 킬제덴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킬제덴은 불타는 군단이 패배한 틈을 타서 넬쥴이 통제를 벗어나려고 하니 그를 없애라고 명령한다. 이에 일리단은 바다 속에 있던 나가들을 불러들여 동맹을 맺고, 나가들의 지상 침략이 시작된다.      


워3 확장팩 나이트엘프 캠페인:일리단이 한 때 갇혀 있던 감옥을 지키던 간수 마이에브는 일리단을 다시 잡아들이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추적에 나선다. 일리단이 과거 굴단이 찾으려던 살게라스의 눈을 원한다는 걸 알아내지만 한 발 늦어 살게라스의 눈은 일리단에게 넘어가고, 마이에브가 가족처럼 여겼던 동료들을 모두 살해한다. 일리단에게 깊은 증오심을 품은 채 홀로 간신히 도망친 마이에브는, 알게 된 사실을 말퓨리온에게 보고한다. 마이에브는 이렇게 된 건 티란데가 임의로 일리단을 풀어줬기 때문이라고 분노하고 티란데는 자신은 해야할 일을 했다고 강변하며 충돌한다. 말퓨리온의 중재로 당장은 협력하기로 하고 일리단을 몰아넣지만 일리단은 다시 빠져나가 버린다. 바다를 건너 옛 로데론까지 일리단을 추적해 온 나이트엘프들. 로데론은 언데드들이 날뛰는 폐허가 되어 있다. 그곳에서 멸망한 쿠엘탈라스의 왕자 캘타스와 하이엘프 피난민들을 만난다. 이들은 아서스에게 죽은 동족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블러드엘프로 칭호를 바꿨다고 한다. 차후 블러드엘프 세력이 일리단 추적을 도와줄 것을 약속받고 대신 그들의 피난을 도와주는 티란데. 하지만 말퓨리온이 자리를 비운 동안 티란데와 마이에브의 갈등은 점차 격해진다. 그리고 수많은 언데드 무리가 공격해 오고, 티란데는 뒤에 남아 언데드들을 막다가 강물에 빠져 떠내려간다. 그동안 말퓨리온은 대지의 정령들과 대화하여 일리단이 살게라스의 눈을 써서 노스렌드 전체를 파괴하려 한다는 걸 알아내고 일행에게 돌아오지만, 마이에브는 말퓨리온이 티란데의 실종을 알면 그녀를 구하느라 지체할 거라고 생각하고는, 티란데가 죽었고 전부 일리단 탓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말퓨리온과 마이에브는 캘타스와 블러드엘프들의 도움을 받아 살게라스의 눈을 파괴하는데 성공하지만 붙잡힌 일리단은 이건 어디까지나 공통의 적인 리치킹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항변한다. 마이에브는 일리단을 처형하려 하나 캘타스가 티란데는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진실을 안 말퓨리온은 마이에브를 구속한 뒤 티란데를 구하러 가고 일리단 역시 티란데를 위해 킬제덴의 분노를 살 것을 각오하고 그에 동참한다. 한 여자를 사랑한 형제의 협력으로 언데드 군세 사이에 고립되어 있던 티란데는 목숨을 건지고, 그 공을 높이 산 말퓨리온은 일리단을 놓아준다. 하지만 복수심에 눈이 먼 마이에브는 탈출하여 일리단의 추적을 계속한다. 

워3 확장팩 얼라이언스 캠페인:망국의 왕자 캘타스와 그를 따르는 블러드엘프 피난민들. 나이트엘프들의 도움을 받아 당장의 위험은 피했지만, 선왕의 이기적인 외교 정책에 원한을 품은 인간들이 많은 데다가 현재 얼라이언스 총사령관인 가리토스가 극심한 인간 우월주의자라는 점이 겹쳐져 인간들의 땅에서 눈칫밥을 먹고 차별당하는 중이다. 캘타스는 백성들을 위해 그런 처우를 참고 따랐지만, 가리토스에게 집단 옥쇄 강요나 다름 없는 부당한 명령을 받고 언데드 대군에 둘러싸여 좌절한다. 그 앞에 나가 여군주 바쉬가 나타나 도움을 제안한다. 바쉬와 나가들 역시 동맹이던 일리단이 킬제덴을 피해 도망쳐 버린 이후 곤란에 처해 있었다. 캘타스는 바쉬를 불신하지만 자신을 따르는 백성들을 위해 나가들과 동맹을 맺고 불리한 상황에서 힘겹게 승리한다. 어느 정도 마음을 터놓게 된 둘. 캘타스는 아서스가 오염시킨 태양샘을 부숴버렸으며 그 이후 자신을 포함한 모든 블러드엘프들이 마력에 대한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바쉬는 흑마법으로 그를 대체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그 때 가리토스가 돌아와서 나가와 협력한 것을 빌미 삼아 블러드엘프들을 반역자 취급하며 전부 감옥에 가둬버린다. 사형당할 뻔하지만 바쉬의 도움을 받아 탈옥한 캘타스. 얼라이언스에 완전히 정이 떨어진 그는, 동족들을 이끌고 일리단을 찾아 그에게 의탁하기로 결심한다. 일리단은 오크들의 옛 고향 드레노어가 파괴되고 남은 잔해의 땅 아웃랜드에 숨어 있었고, 캘타스의 블러드엘프들과 바쉬의 나가들은 여기까지 집요하게 일리단을 추적해 온 마이에브와 그 부하들을 물리치고 일리단에게 인정받는다. 일리단 밑으로 들어가는 대신 마력을 공급받기로 결심하는 캘타스. 지금까지 숨어 살던 드레나이 생존자 분파와도 동맹을 맺고, 그들은 함께 아웃랜드를 지배하던 악마 마그테리돈을 물리친다. 그리고 아웃랜드의 새 지배자가 된 일리단은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는 킬제덴의 명령을 받고 언데드들과 결전을 벌일 준비에 착수한다. 

워3 확장팩 스커지 캠페인:옛 로데론은, 칼림도어에서 아키몬드가 죽고 불타는 군단이 패배했다는 소식을 아직 듣지 못한 악마들이 지키고 있었다. 그들을 쫓아내고 자신이 로데론의 왕이라고 선언하는 아서스. 아직 언데드가 되지 않고 버티던 백성들의 탈출을 막아서서 학살을 벌이던 중, 넬쥴이 자신을 급히 불러들이는 걸 느끼는 동시에 갑작스레 힘이 약해진다. 이 무렵 노스렌드에선 일리단과 그 부하들이 넬쥴에게 맹공을 가하고 있었고, 그를 방어하는데 힘 대부분을 소모하는 바람에 아서스도 연쇄적으로 약해진 것. 그 틈에, 예전에 언데드로 만들어 복종시켰던 실바나스가 아서스의 지배에서 풀려나 자유의지를 되찾고 복수를 결심한다. 아서스에게 쫓겨난 악마들은 실바나스에게 동맹을 제안하나 자신의 방식대로 하겠다며 거절하고, 아서스를 유인해내어 독화살로 치명적인 부상을 입힌다. 지독한 고통 속에서 아서스는 예전에 실바나스가 그러했듯 죽게 해달라고 간청하지만 실바나스는 자신이 당했던 고통을 겪어 보라고 비웃고, 그 때 켈투자드가 끼어드는 바람에 끝장을 내지 못하고 도망친다. 
지배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저주받은 언데드 괴물인 자신의 존재에 고뇌하는 실바나스. 그 때 전에 만난 악마 중 하나인 바리마트라스가 다시 나타나 재차 동맹을 제안하지만 악마와 거래했다간 다시 노예 신세가 될 거라고 여기고는 단호히 거절한다. 그러자 바리마트라스는 공격해 오고, 실바나스는 자신과 함께 지배에서 벗어난 언데드 부하들을 이끌고 그의 군세를 패배시킨다. 항복한 바리마트라스는 동족들의 정보를 넘길테니 살려달라고 빌고, 그를 경멸하면서도 수하로 삼아 다른 악마들을 물리친다. 그 과정에서 병사들을 이끌고 로데론을 수복하러 왔다가 역으로 정신지배당한 가리토스를 만나 그를 풀어주는 대신 악마 처치를 도와달라고 해놓고 모조리 처치하자마자 그 역시 토사구팽하는 냉혹한 면모를 보이고, 그런 그녀를 보며 바리마트리스는 점차 자신의 종족을 닮아간다고 평가한다. 모든 적을 물리친 실바나스는 로데론 수도의 폐허에 자신을 따르는 언데드들을 불러 모아 "우리는 이 세상에서 우리만의 길을 찾아낼 것이며 방해하는 자는 모두 배제할 것이다"고 선언하고, 훗날 이들은 자유의지를 가진 언데드 집단 포세이큰이 된다.      
켈투자드에게 뒤를 맡기고 간신히 목숨을 건져 노스렌드에 도착한 아서스. 역시 넬쥴의 수하인 언데드 거미인간 종족 네루비안의 왕 아눕아락과 합류하지만 캘타스가 이끄는 블러드엘프들이 막아선다. 아서스와 아눕아락은 그를 물리치고 지하에 있는 옛 네루비안 도시의 폐허를 통해 방어선을 우회해간다. 한 때 무라딘의 부하였다가 아서스의 배반 이후 남겨진 드워프 생존자들과, 언데드가 되지 않고 넬쥴에게 맞서던 네루비안 저항군들, 그들이 감시하던 잊힌 존재라는 정체 모를 괴물까지 힘겹게 격파하지만 아서스는 계속 약해져간다. 간신히 지상으로 올라오자 일리단의 군세가 넬쥴의 왕좌이자 감옥인 얼음왕관 바로 앞까지 몰려와 있고,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넬쥴은 자신의 힘을 아서스에게 전해주며 자신을 구하라고 명령한다. 능력을 되찾은 아서스는 병력을 규합해 최후의 일전을 벌여서 승리를 거두고 직접 나선 일리단까지 패퇴시킨다. 자신을 해방시키라는 넬쥴의 명령을 받은 아서스는 얼음왕관을 파괴하고는 그의 투구를 쓰고 넬쥴은 아서스의 육체를 새로운 몸으로 삼으려 하지만, 아서스 역시 언데드들을 자신의 백성으로 다스리는 왕이 되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었고 정신세계 속에서 아서스의 선함과 정의감을 반영하는 자아와 넬쥴의 자아는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을지를 놓고 격렬한 싸움을 벌인다. 그러나 아서스의 악함과 야망을 반영하는 자아가 그 둘을 모두 파괴하고, 그렇게 인간 시절의 미련과 회한과 나약함을 모조리 떨쳐낸 그는 불사의 왕 리치킹으로 즉위한다. 

워3 확장팩 오크 캠페인:하이잘 산에서 얼라이언스 세력 및 나이트엘프와의 동맹을 맺어 힘겹게 아키몬드를 물리친 오크들. 스랄은 아제로스를 침략했던 윗세대의 죄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버려진 황무지에 오크들의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 아버지의 이름을 따 듀로타라는 이름을 붙이고는 주변 지역의 평정에 나선다. 그러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간 세력이 준동하고 스랄은 모크나탈(오크와 오우거의 혼혈) 야수조련사 렉사르, 트롤 정찰병 로칸에게 조사를 맡기고 여기 판다렌 족 출신 양조사 첸도 끼게 된다. 조사 결과 이 인간 세력은 오크들의 침략 당시 오크들에게 큰 피해를 입고 깊은 증오심을 품고 있는 인간 국가 쿨 티라스의 군주 댈린 프라우드무어의 명령을 따른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스랄은 이제 와서 다시 인간과 척지고 싶지 않은 데다가 댈린이 핵심 동맹인 제이나의 아버지라는 점 때문에 고민하지만 제이나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댈린이 복수를 멈추지 않자 결국 댈린과 그의 부하들을 처치하기로 결정한다. 세상을 멸하려는 거대한 악 불타는 군단은 한 차례 물리쳤지만 또 다른 새로운 악 스커지(리치킹에게 지배되는 언데드의 총칭)를 이끄는 아서스가 발호하고, 게다가 단순한 선악으로 가를 수 없는 각 종족들의 갈등이 격화되며 아제로스의 미래는 불안한 상태로 워크래프트 3의 모든 이야기는 끝난다.

이후의 이야기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이어집니다


And

https://kotaku.com/why-we-love-persona-4-5961261

And

https://memorandum-dissent.notion.site/226e315bd58b80beb118c575deba7a81

 

‘윤석열의 계엄령이 정당한가’에 대한 논쟁의 기록 | Notion

Ⅰ. 최초 발단

memorandum-dissent.notion.site

 

트위터의 어떤 분이 2찍 상대로 남긴 키배의 기록. 구체적으로는 4월 4일 당시 판결문에 대한 해설에 가까운 내용이다. 유익하다.

And

정확히는... 내가 아직 '인간'이 되고 싶어서 헛되고 무의미한 노력을 하던 시절 친하던 선배에게 톡이 왔다. 그냥 잘 살고 있나 싶어서 연락했다더라.

 

프로필 사진을 보니 결혼하고 최근 자식도 낳은 것 같았다. 축하한다고 하고, 몇 마디 간단히 인사를 주고받았다. 조만간 한 번 보자고 했지만, 아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

한 때 나는 인간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더 없이 간절히,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했다. 그리고 그 노력들은 전부 하찮고 무의미한 것이 되었다. 그래서 죽으려고 했다가 그마저도 실패했고, 그 이후로는 나와 친구 비슷한 사이이던 모든 사람들을 의심하게 되었다. 이 사람들이 내게 보인 우정과 신뢰도, 그렇게 얄팍한 게 아니었을까? 한 때는 나름 진심으로 날 친구라고 여겼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저마다 자신의 삶이 있고 다른 친구들이 있을텐데, 내가 이런 구질구질한 감정 드러내며 질척대면 귀찮아하지 않을까?

 

물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난 이제 사람의 진심과 선의 같은 건 하찮은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 내 진심과 선의는 특히 더.

 

인정한다. 난 어쩌면 오직 나만의 일방적인 착각일지도 모르는 우정을 느낀 옛 친구들이 지금도 그립다. 아직도 가끔 그 친구들과 함께 웃음과 이야기를 나누는 꿈을 꾼다. 그러나 그 옛 친구들과 다시 연락해서 얼굴을 보고, 안부를 묻고, 쌓인 이야기를 주고받고, 술과 웃음을 나누기엔 내가 나쁜 쪽으로 너무 많이 변해버렸다. 

 

...다들 잘 살겠지. 그립다. 

 

옛 친구들이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란다.

그리고 나는 빨리 죽어 無가 되길 원한다. 

 

 

And

정확히는, 지난 주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계약이 끝났다. 다른 때 같았으면 지금 쯤 퇴근할 시간이지만 오늘 난 늦잠을 잔 뒤 낮술을 마셨고 저녁 먹으면서 한 잔 더 할 생각이다.

 

함께 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 맙시다 옆자리 직원 나리, 퉷.
https://garleng.tistory.com/2011

 

요즘 일하는 곳에서 직원 둘 정도가 날 미워한다

한 명은 뭐 내가 잘못 처신한 게 있긴 해서... 가끔 그게 이 정도로 개무시당할 정도의 잘못인가 싶어서 약간 욱하긴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그것 때문에 날 싫어한다는 걸 알 수라도 있긴 하다.

garleng.tistory.com

 

 

https://garleng.tistory.com/2018

 

계약 종료까지 한 달 좀 안 되게 남았다

주말 빼면 출근하는 날은 대충 20일 정도. 불교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세상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 받으며, 작용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반작용이 따른다. 선업도 악업도 그에

garleng.tistory.com

 

다행히 어머니도 생각보다 회복이 빠르신 거 같고... 돈 문제도 그럭저럭 천 이내로 해결이 될 거 같다. 최악은 아니다. 솔직히 최악만 겨우겨우 피해가면서 계속 망가지고 깨져 나가는 삶이 이것대로 좀 비참하다 싶을 때도 있긴 한데.  

 

난 인간관계 같은 것에 진력이 났으며, 더 이상 人間으로 살기를 원하지 않고, 한 때 내가 원했던 모든 것은 무가치해졌고, 지금의 나는 그 때의 내가 부서지고 남은 파편 더미에 불과하다고... 그렇게 생각해왔다. 하지만 지금조차도 아직 망가지고 깨질 게 남아 있다. 그 사실이 가끔은 막막하고 두렵다. 

And

어제 퇴근하다가, 괜히 어머니에게 연락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화를 했는데 목소리가 안 좋으셨다. 무슨 일이냐고 캐물으니,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 중이라고 하시더라.

 

대강 정황을 들어보니... 곧 이사할 예정이라, 이모 두 분과 함께 새 집을 보러 가던 중 좌회전 금지구역에서 좌회전을 하다가 트럭과 충돌했다고 한다. 바로 병원으로 가려고 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우울하고 초조한 심정으로 어젯밤을 보내고는,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담당자에게 부탁해 연가를 쓰고 병원으로 갔다.

 

생각만큼 상황이 최악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최악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차는 완전히 박살났고, 이쪽의 일방과실이었던 터라 보험금도 덜 나올 것 같다. 그래도 어머니도 이모들도 심각하게 다치시진 않았고 상대방 운전자와도 어느 정도 합의가 된 모양이었다. 그래도 앞으로 한참 동안 거동하기 힘드실테고 돈도 꽤 많이 들어갈 것 같다.

 

 

그래도 이 정도로 끝나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안 그래도 상황이 안 좋은데 또 이런 사고가 터졌다는 생각이 시계추처럼 반복해서 든다. 어머니와 이모들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신께 기도했고, 그것은 거짓이 아니지만... 그래도 솔직히 침울하다. 좀 많이.   

And

트위터 쪽에는 내가 엄청 열성적인 연대자라도 되는 양 "레즈비언 게이 바이 트랜스젠더 퀘스처닝 논바이너리 여러분 모두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그건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써놨다.

 

사실 반쯤은 거짓말이다. 나는 남들이 남자끼리 사귀건 여자끼리 사귀건, 바꿔가면서 사귀건 동시에 여럿이서 사귀건 그냥 별로 관심 없다. 그건 당사자들 간의 사적인 문제고, 딱히 존중한다기보다는 귀찮아서 참견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걸 납득할 수 없는 이유("하느님은 남자와 여자를 만드셨슙니다!" "동성애는 자연의 섭리에 어긋납니듀!" 같은 거)로 억압하는 건 확실히 잘못됐다고 생각하며, 만약 내 곁에 퀴어가 있고 그 사람이 그 때문에 공격받는다면 가능한 그의 편에 서려고 할 뿐이다. 내가 좀 여유가 있을 때만이라도. 딱 그 정도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사랑은 가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비록 나 자신은 그런 걸 원하지 않게 됐지만. 

 

+

 

고등학교 때, 내게 호감을 보였던 동창이 꿈에 나왔다. 좀 어색하게 인사하고, 잘 지내냐 같은 형식적인 대화를 주고 받다가 깼다. 예쁘고 좋은 애였고, 날 좋아한다는 이야기도 간접적으로 몇 번 들었다. 하지만 절망과 분노, 의심으로 가득차 있던 나는... 만약 그 감정이 진심이었다 해도 그걸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다. 그냥 그 뿐이다. 하지만 그 애가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란다. 

And

주말 빼면 출근하는 날은 대충 20일 정도.

 

불교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세상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 받으며, 작용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반작용이 따른다. 선업도 악업도 그에 맞는 댓가가 있다. 사람들은 최소의 노력과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기왕이면 아무런 댓가도 치르지 않고(혹은 남에게 떠넘기고) 꿀만 빨고 싶어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내가 직원들과 진심으로 친해지고 싶은 건 아니었을 망정, 그래도 입장 상 좋게 보여두고 싶어서 마음에도 없는 무리수를 뒀던 게 '인'이라면 직원들이 내 의도를 오해하고 불쾌해한 것도 그 나름의 '과'인 거지. 그래서 그 직원들은 날 벌레 보듯 노려보며 피하고 나는 나대로 자존심 상하고 화가 나는 지금의 상황이 '업'인 거고... 그렇다고 해서 이제 와서 굳이 노력해서 오해를 풀고 싶다거나 한 것도 아니거든. 그 직원들은 내게 있어 그 정도로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어차피 이미 나쁘게 보는 거 굳이 더 이상 굽신대고 싶지도 않고.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건 인정하고, 그래서 그 직원들에게 나쁜 일이 생기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계약 끝나고 나면 앞으로는 두 번 다시 그 직원들 보고 싶지 않다. 그게 내가 원하는 거고, 그렇다면 굳이 인간적인 교류 같은 거 하지 않는 게 합리적이다. '잘 보여두고 싶다'는 내 욕심 때문에 생긴 업은 이렇게 스스로 청산하는 거지.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감정적으로는 솔직히 지금도 기분이 더럽다. 바로 오늘도 퇴근 타이밍이 비슷한 직원 하나가 찡그리고는 날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치자 급히 외면하더라. 나와 나란히 정류장까지 가기 싫은 거겠지 싶어서 좀 빨리 일어났다.

 

내가 탐, 치, 특히 진瞋에 묶여 있는 일개 중생이라는 증거지.

 

https://garleng.tistory.com/2013

 

직장에서 유독

날 싫어하는 티를 내는 직원들이 두셋 정도 있다. 그것 때문에 그간 꽤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참이고, 이 블로그에서도 트위터 쪽에서도 가끔 불평한 적 있었는데 오늘 문득 생각해 보니 전부 여

garleng.tistory.com

 

And

울적했는데 한숨 자고 나니까 적어도 기분은 좀 낫다. 상황은 여전히 나쁘지만. 추가 근무 신청하는 걸 놓쳤고, 어머니는 편찮으시고, 갑자기 큰 돈 나갈 일이 생겼고, 친척들도 아프다고 하고, 물가는 올랐고... 이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일을 더 해서 돈 채워 넣는 것 뿐이다. 그렇다면 그걸 하면 된다. 지금 하는 일이 끝나고 나면 그 때 새 일자리를 찾아봐야겠다.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처리해야지.

 

여전히 목이 조여드는 느낌이 들지만 견딜 수 있다. 

 

그럴 수 있길 바란다.

 

 

And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되어야 해

오늘 우리가 사는 이곳이
더 아름다울 수 있게
오늘 우리가 사는 이곳이
더 아름다울 수 있게

저들이 말하는 국민 중에
너와 나는 간데 없고
저들의 계획 속에
너와 나의 미랜 없지
저들이 말하는 국민 중에
너와 나는 간데 없고
저들의 계획 속에
너와 나의 미랜 없지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되어야 해)

오늘 우리가 사는 이곳이 더 아름다울 수 있게
오늘 우리가 사는 이곳이 더 아름다울 수 있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되어야 해)

오늘 우리가 사는 이곳이 더 아름다울 수 있게
오늘 우리가 사는 이곳이 더 아름다울 수 있게
오늘 우리가 사는 이곳이 더 아름다울 수 있게
오늘 우리가 사는 이곳이 더 아름다울 수 있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

이재명이 대한민국 21대 대통령이 되었다.

 

솔직히 썩 즐겁지는 않지만, 애초에 사이다 따위 원했으면 좌파질 안 했지. 개인적으로는 권영국이 이준석을 제끼지 못했다는 게 유감스러울 뿐이다.  

 

지금 개표방송 틀어놓은 MBC에서는 '이재명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라고 나팔 불고 있다. 하지만, 약자와 빈자와 소수자는 이재명의 대한민국에서 존중받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국민'으로 취급받지 못할 것이다. 24년 전 나온 이 노래에서 꽃다지가 통찰했듯. 저들이 말하는 국민 중에 너와 나는 간데 없고 저들의 계획 속에 너와 나의 미랜 없지...

 

뭐... 기왕 이렇게 된 거, 이재명이 칼춤 제대로 추기만을 바랄 뿐이다. 하지만 수락연설 들어보니 그것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괜찮다. 이 나라에서 좌파로 산다는 건 그런 거다. 항상 그래왔고, 나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좌파로서의 이상이 실현되는 그 날로 이어지는 계단 하나를 더 쌓아올릴 것이다. 결국은, 오직 나 자신을 위해. 굴종하지 않았다는 긍지를 위해. 

 

난 우정도 애정도... 하다못해 증오조차도 원하지 않는다. 그런 건 인간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이제 난 인간관계 따위 싫고, 홀로 살다 홀로 죽어 無가 되길 원한다. 기왕이면 빠를 수록 좋다.

 

하지만, 같은 이상을 꿈꾸는 이들과의 연대는 싫지 않다. 그걸로 됐다. 

And

스스로를 좌파로 규정한지 20년 가까이 됐지만 애초에 난 특정 정치인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내내 좌파-진보정당 지지자로 살아왔지만 이번에는 지지 후보 유세 현장에 가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퇴근하고 바로 종각으로 갔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 유세를 권영국은 사회대개혁을 외치는 시민들이 행진하던 보신각에서, 이재명은 공적인 입법기관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서, 그리고 김문수는 100미터 짜리 태극기 게양대ㅋ가 생길 뻔한 서울광장에서 하는구나. 굉장히 상징적이다.

6시에 퇴근해서 도착해 보니 7시 반 정도. 권영국 후보는 한화 농성장에서 여기로 이동 중이라서(...선거 유세를 빙자한 투쟁 현장 방문이다) 근처에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어슬렁대며 좀 시간 죽임. 

8시 쯤 되자 슬슬 선거운동원 조끼 입은 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 프라이드 플래그+금속노조 깃발 조합은 꽤 마음에 든다.

지난 1월 비정규직 집회 때 봤던 거 같은(확실치는 않다) 누구나노조 지회 깃발

현장에서 받은 손피켓

혁명적 요괴는 어떤 걸까?

노동당 이백윤 대표의 지지유세. 지난 대선 때 난 이백윤 대표를 찍었었다. 사석도 아니고 대선 공보물에서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고 밝히는 패기가 마음에 들었어. 이 나라에서 좌파질하려면 그 정도 근성은 있어야지 암! 뒤에 이어진 이상현 대표는 당대표가 된지 2주 만에 계엄이 터졌다고 한다. 어익후 저런... 

유세 내용 열심히 받아적었는데 실수하는 바람에 지워 버렸어. 크흑... 그래도 사람은 제법 많았다. "노동자 농민 소수자 여성 장애인 이주민의 이름으로!" "가자 평등으로, 나중 말고 바로 지금!"이라는 구호는 마음에 들더라. 나는 나와 내 계층을, '착하게 군다면 도와줄 수도 있는 불쌍한 사람들' '하지만 감히 맞먹으려 들면 민정당 2중대' 취급하는 사람이 싫다.    

유세 끝난 다음에야 겨우 제대로 찍은 단두대학교 교수회 깃발

마무리로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하고 끝났다. 모인 사람들 중에 있던 어떤 여자분이 학창 시절 좋아했던 과 선배를 닮아서 잠시 마음이 복잡했다... ...그 분이 여기 계실 리 없지. 

 

 솔직히 말하자면 이재명의 승리보다, 권영국이 이준쓰렉을 제치는 게 개인적으로는 더 간절하다. 만약 김문수가 당선되는 최악의 사태가 실현될 경우 그 때는 죽창 드는 것 외엔 할 게 없으니 애초에 더 이상 따지거나 바랄 것도 없다. 하지만 약자와 빈자와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한 권영국이 혐오팔이 이준쓰렉보다 득표율이 낮으면.... 음......... 마음이 좀 그럴 거 같다.  

 

And

난 이미 금요일 아침에 출근하며 사전투표했지만.

 

어머니를 만났는데, 김문수를 찍겠다고 하시더라. 그 당 출신 대통령은 나와 많은 시민들을 죽이려고 했고, 김문수는 그를 묵인했으며, 김문수를 찍는다는 건 내가 죽어도 된다는 뜻이라는 이야기를 해봤자 어머니는 상처만 받고 마음을 돌리지는 않으실 거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침묵했다. 

 

경북 포항 출신인 어머니는 언제나 정치판은 원래 다 더럽고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시면서도 매번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을 찍으셨다. 이제 와서 바뀌실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어머니를 사랑하지만, 가끔은 보고 싶지 않다.  

And

날 싫어하는 티를 내는 직원들이 두셋 정도 있다. 그것 때문에 그간 꽤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참이고, 이 블로그에서도 트위터 쪽에서도 가끔 불평한 적 있었는데 오늘 문득 생각해 보니 전부 여직원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 여직원들과 트러블이 있었던가... 하고 좀 더 생각해 보니까, 왜 날 싫어하는지 짚이는 이유가 있긴 하다. 좀 더 돌이켜 보니까 상대방 입장에선 오해할 수도 있었겠다 싶기도 하고.

나로선 좀 억울하고 자존심도 상하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앞으로는 그냥 그 직원들에겐 업무 상 꼭 필요하지 않은 이상 말 걸지 말고 최대한 접촉 자체를 피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내가 해명 따위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그 직원들은 내가 말 거는 거 자체를 싫어할 것 같으니.

그래도 무슨 바퀴벌레 보는 듯한 눈으로 노려볼 때마다 화가 치밀긴 하는데, 여기서 오래 일할 것도 아니고 참을 수밖에. 그래도 여기 일 끝난 이후로는, 우연히라도 그 직원들 다시는 안 봤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나도 계약직이나 기간제 전전하는 이 생활 접고 글만 써서 먹고 살 수 있으면 더 좋고. 그냥 빨리 죽어서 無가 될 수 있으면 그게 제일 좋고.

나로서도 사회생활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웃는 낯으로 그 짓거리 하는 거 내심 역했거든 솔직히... 그 직원들은 그걸 또 이상한 의미로 여긴 거였겠지. 계약 끝나려면 아직 기간이 좀 남았는데, 혼자 견딜 수밖에.

 


내 추측이 맞다면 앞으로도 그 직원들은 계속 날 쓰레기 보듯 볼 테고, 나 역시 그 때마다 긁힐 거 같지만...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스스로도 오글대고 짜증나는 거 참아가며 그런 짓 따위 하지 말고, 현실에서건 인터넷에서건 만만한 상대를 찾아 그 화풀이를 하려들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정도 뿐인 것 같다.

 

그래도 좆같긴 해. 쓰벌.

And

나와 사상적으로 대체로 비슷하지만 절박감과 위기감으로 인해 다른 후보를 찍은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나 역시 그런 절박감과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 건 아니다. 압도적인 승리가 아니면 내란을 끝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힘든 선택을 한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하지만 자존을 지키면서 패배해야 할 때가 있는 거다. 좌파로서, 그리고 가난한 도시 노동자로서. 나와 비슷한 고통을 공유하는 농민과 여성과 퀴어와 소수자들과 함께. 

 

누군가는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는 고집을 부려야 한다. 나와 내 계층의 고통을 아는 사람을 내세워 세상에 외치게끔 해야 한다. 빈자와 약자와 소수자가 여기 있다고. 우리는 보수정당이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우리를 불쌍하게 여겨서 관대하게 베풀어줄 지도 모르는 은혜를 구걸하지 않겠다고. 

 

돈 없고 힘든 거야 언제나 그랬다. 이제 와서 자존심까지 팔지는 않을 거다.

 

나는 굴복한 적 있다. 두 번 다시는 그러지 않을 거다.  

 

 

내가 싸우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타심이나 정의감이 아니라 그저 자기만족을 위해서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And

한 명은 뭐 내가 잘못 처신한 게 있긴 해서... 가끔 그게 이 정도로 개무시당할 정도의 잘못인가 싶어서 약간 욱하긴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그것 때문에 날 싫어한다는 걸 알 수라도 있긴 하다. 그런데 다른 한 명은 왜 바퀴벌레라도 보는 듯한 눈으로 날 노려보는지 이유를 통 모르겠다. 업무도 그 사람과는 관련이 없고 그 사람에게 딱히 무례하게 대한 적도 없는 거 같은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미움 받는 경험은 처음이 아니다. 일개 임시직 입장에서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실질적으로 그 직원들이 나한테 뭔가 해를 끼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받아들이고 있지만... 솔직히 그 혐오감 가득한 눈빛을 받다 보면 가끔 화가 치민다. 내가 부지불식 간에 만만한 상대에게 그 화풀이를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못 견딜 정도는 아니다. 훨씬 나쁜 경험도 해봤다. 그러니 괜찮다. 견딜 수 있다.

 

 

옛 친구가 어제 결혼했다. 나만큼이나(어쩌면 나 이상으로) 힘든 경험을 해왔고, 오랫동안 조울증으로 힘들어했던 사람이다. 앞으로 그 사람이 행복하게 잘 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난 행복 같은 거 더 이상 원하지 않게 됐다. 이제 난 그저 홀로 견디다가 죽어 無가 되길 원한다. 빠를수록 좋다. 

And

좋은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게임도 좀 하고, 특히 소설을 쓸 때면... 적어도 그 때만큼은 계속 나빠지기만 하는 어머니의 관절염, 장애가 있는 친척들, 내 절망에 가득 찬 과거, 허무한 미래, 내내 억눌러놨지만 요즘 슬슬 다시 올라오는 자살충동 같은 게 안 느껴진다. 

 

하지만 이것도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And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32204&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차별금지법 영원히 못해" 비판에도 이재명 "급한 건 민생"

"언제나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가치지향적인 문제들에 대해선 중요한 얘기이긴 한데 당장 생존의 문제가 급하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하고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

www.ohmynews.com

 

너무나도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다운 말이다. 그런 건 어디까지나 '하면 좋지만 꼭 해야 하는 건 아닌 덤' '불쌍한 소수자들이 착하게 굴면 관대하게 베풀어줄 수도 있는 은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아마도 영원히) 미룰 수 있는 무언가' 로 취급하는.

깨놓고 말해서 이재명이 차금법을 쌩까더라도, 시스 헤테로 성인 남성인 내가 당장 직접 피해를 입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난 겨울의 광장에서 여성과 퀴어들은 나와 함께 윤석열 파면을 외쳤고, 함께 추위에 떨었다.

난 남태령의 그 새벽을 기억한다. 춥고 지쳐 있을 때, 나눔물품으로 나온 방석 마지막 1개를 어떤 낯선 여자 분이 양보해주셨다. 그 분에 대한 의리도 의리지만, 어떤 사회에나 있을 수밖에 없는 (나 역시도 거기에 포함되는) 약자와 소수자의 외침을 받아들이는 게 민주주의라고 믿는다. 그리고 난 민주주의자로서의 자존심을 값싸게 팔지 않을 거다.

And

트위터 쪽 지인들은 대부분 어제부터 기념식 참가한다고 광주에 갔다. 교통비와 식비 때문에 전전긍긍해야 하는 가난뱅이인 나는 타임라인 너머로 지인들이 찍은 사진과 글 보며 하트만 찍는 중. 좀 아쉽기도 한데... 뭐 어쩔 수 없지. 

 

광주 영령들을 추모하며 오늘은 조용히 보내야지.

And

사람 취급해선 안 될 쓰레기 집단 내란충들은 뻔뻔하게 후보를 냈고(당원들의 경선을 통해 뽑힌 김문수를 당 지도부가 멋대로 파내고 한덕수를 집어 넣으려다가 마는 같잖은 해프닝도 있었다. 민주주의를 경멸하는 저짝 패거리 다운 짓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이재명은 언제나의 민주당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진보의제를 무시하고 있다.
 
이명박 이후 늘 그랬듯 이번에도 역시 일부 질 나쁜 민주당 지지자들은 만약 민정당 패거리들이 이기면 소신투표한 진보정당 지지자들 탓이라고 갈구고 있다. 이번에 국혐 종자들이 저지른 짓의 임팩트가 워낙 크다 보니 그들 역시 나름 불안감과 위기감이 클테고,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흘리며 내란종식을 위해 이재명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고, 진보당 김재연도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선언했다(유감스럽지만 존중한다. 나름 많이 고민하고 힘들게 내린 결정이었겠지. 그리고 이재명은 진보의제를 최대한 반영하도록 고민해보겠다는 형식적인 립서비스조차 하지 않고  "안 나가신대요? 감사하죠~"라고 가볍게 그를 받았다).

지금도 여전히 트위터 쪽에선 그 문제로 격론이 오가는 중이다. 하지만 나는, 명태균을 본 이후로 여론조사 같은 건 그냥 참고사항으로만 취급하고 걍 내가 원하는대로 투표하기로 결심했다. 

지금도 '나는 꼬리 안 잡힌 명태균이 될 거다'라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작자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만에 하나 그런 탐욕이 없더라도, 많은 데이터와 노하우가 쌓인 조사기관도 조사 방법을 살짝 바꾸는 것 만으로 결과가 크게 바뀌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나는 수많은 정보들을 교차검증해서 가장 정확한 지지율을 예측하거나 각 후보들의 공약 이행 가능성을 추산해낼 수 있을 만한 지식과 판단력이 있는 것도 아닌, 일개 소시민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그저 불가능한 꿈을 품은 채 내가 믿는 가치를 고수하고 그에 매진해야 한다. 난 이것 역시 일종의 현실주의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저마다의 온갖 의도와 욕망이 깔린 기사와 여론 조사들을 붙잡고 승률을 따지며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고 억지로 자신을 납득시킨 적이 있다. 이제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이미 알고 있다. 그래도 나는 가닿지 못할 먼 지평을 꿈꿀 것이다. 후회 없이 그저 원하는 것을 행할 것이다. 이 나라의 노동자와, 농민과, 여성과, 장애인과, 성소수자들을 위해. 약자와 소수자를 위해.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위해. 트위터 쪽에서는 좌파로서 고집을 부리는 사람도 있어야한다고 멋있는 척했지만, 솔직히 가장 큰 이유는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나는 굴복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했다는. 

 

내가 여러 사람을 지키고 책임져야 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일개 소시민 A에 불과하며 내 결의는 대국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 사실이 가끔은 좀 다행스럽다.  

 

 

And

'원하는대로 닥치고 일이나 하고 돈이나 받아가지 뭐' '씨벌 나는 좋아서 광대짓한 줄 아나' '만약 내가 진심으로 친해지고 싶어서 이 지랄한 거였다면 상처받았겠지, 적어도 그런 건 아니어서 다행이다' 뭐 그런 생각을 하며 술 퍼마시고 잠들었다가 묘한 꿈을 꿨다. 그 꿈 속에서, 난 성노동자 강제퇴거 반대 집회 현장에 나가 있었다. 나 외에도 몇몇 사람들이 와서 인간 사슬을 잇고 있었지만 경찰이 들이닥쳤고, 옆 사람의 안전을 빌며 도망치다가 잠에서 깼다. 지금도 내 옆에서 손을 잡고 있던 사람들, 성노동자들이 반항과 조롱의 표시로 벗어 길모퉁이에 쌓아둔 옷가지들, 도망치던 골목길의 구조가 희미하게 기억난다. 음... 별 꿈을 다 꾸네.   

 

그러고 보니 몇 달 전에도 비슷한 느낌의 꿈을 꾼 적 있다. 그게 우정이나 애정 같은 긍정적인 관계건 혐오나 질시 같은 부정적인 관계건, 개인적인 수준에서 괜히 남과 엮이는 건 싫다. 하지만 그래도, 대의를 위해 남과 연대하는 건 싫지 않다. 아직은.

 

https://garleng.tistory.com/1972

And

혜화동 성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 시설에서, 성과 보고 및 지원금 문제 때문에 시설 소속 장애인들의 탈시설을 억압하고 학대한다는 기사를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참고 기사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7230.html https://www.khan.co.kr/article/202504182040001 ) 당연히 천주교도 사람이 운영하는 종교 집단이고, 돈과 영향력이 있는 조직은 그 목적이 뭐가 됐건 간에 지저분한 게 꼬이는 법이긴 한데 '그렇게까지 한다고?' 싶기도 했다. 내부 상황을 잘 모르는 입장에서 섣불리 연대하러 가기가 애매하기도 했고. 하지만 종탑 위에 올라간 활동가에게 천식 약을 전달하는 것조차 막혔다는 소식을 보고 긁혀서, 마침 오늘 노동절이라 쉬는 김에 현장으로 갔다(낮에 노동절 대회 갔다 갈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거긴 못 갔다. 뭐 트위터에서 보니 그 쪽은 많이들 간 모양이니 괜찮겠지).

 

가보니 눈물날 정도로 사람이 적더라. 기껏해야 3~40명 정도... 좀 옛날 표현으로는 안습할 정도. 오길 잘했다 싶었다. 전장연 박경석 대표님이 날 알아보시는 눈치길래 가볍게 인사했다. 

주 7일 어쩌구 부족한 많이 부족한 진짜 부족한 웹툰 작가 모임(죄송합니다 기수님, 글씨가 잘 안 보여서...)
탄핵 전 경복궁 광장에서 본 적 있는 파평 윤씨 피해자 모임 깃발

그리고 종탑 위에 올라가 있는 세 활동가들. 손 흔들길래 이쪽도 플래시 켜서 흔듦.

 

현장에서 자유 발언을 듣다 보니 문득 어린 시절 생각이 났다.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난 말하는 게 무척 어눌한 편이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긴장하면 말을 버벅이거나, 잘못 말했다 싶으면 이미 한 말을 무심코 한 번 더 반복하는 버릇이 남아 있고. 집단 괴롭힘도 좀 심하게 당했었다. 개중 몇 명은 진심으로 내가 '원래 특수학교에 들어가야 하는데 간당간당하게 일반 학교에 온, 좀 모자란 애'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그런 상황에서 공부가 제대로 될 리가 없고, 당시 집안 상황도 나빴다 보니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당시 내 상태가 안 좋기도 했던 터라... 선생들도 날 무시하고 괴롭힘에 동조하곤 했다. 

 

스스로 그런 경험을 했고, 친척이 장애가 있기도 해서 난 장애인(특히 발달장애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지금이야 나이도 꽤 먹은 성인이겠다 나름 고친 것도 많아서 어지간해선 그런 취급은 당하지 않지만, 만약 내가 그 때 견디지 못하고 정신이 나가기라도 했으면 지금도 그런 꼴을 당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이 정도 나이 들기 훨씬 전에 자살했을 수도 있고. 그러고 보니 "왜 사냐 병신아, 내가 너 같았으면 진작에 자살했다"라는 조롱도 여러 번 들었었지.         

   

성당 앞에 붙어 있던 평화의 기도문.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이라... 주여, 한국 천주교가 그렇게 당신께 쓰이기를 바랍니다.

And

남의 수제 포스팅에 매크로 댓글 다는 놈들은 좀 꺼졌으면 싶다. 있지도 않은 '광고 누르고 갑니다' 같은 소리하고 있네 얼어뒈질.  

And

난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여기지 않게 된지 이미 오래되었다. 그러나 내 신앙은 여전히 가톨릭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도 하고...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는 꽤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특히, 방한하셨을 때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신 것에 대해선 깊이 감사드리고 있다.

 

앞으로도 가톨릭의 사회적 진보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실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유감이다. 그러고 보니 부활절 미사 때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평화가 오기를 기도하시고는 바로 그 다음 날 돌아가셨구나.

 

주님, 프란치스코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비추소서. 프란치스코와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울러, 한국 천주교의 차별적 태도에 저항해 혜화동 성당 종탑에 올라가 시위 중인 장애인들에게 당신의 가호가 있길 빕니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