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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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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운명은 신에게 속해 있다. 그를 거부하고 바깥에서 진리를 찾으려고 하면 너는 언제까지나 방황을 거듭할 것이고 이렇다할 성취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라는 메시지를 받았었다.

 

현실의 내가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이 여러모로 안 좋고, 당분간은 호전될 기미도 안 보이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내가 "주님, 당신께 모든 걸 의탁하겠습니다" 라고 기도한다면...

 

그건 신앙이 아니다.

 

신앙의 본질은 '간구'다. 마치 어린 아이가 어머니를 부르는 것처럼 자신의 영혼을 다해 신을 우러르는 것이다. 어린 아이가 어머니를 부르는 이유는, 자신의 욕구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서가 아니다. 다만 자신이 근원을 두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희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돌아봤을 때, 내가 그런 식의 기도를 입에 담는다는 건 정말로 신을 경외해서가 아니라 신이 나의 운명에 개입하여 내 문제들을 해결해달라고 비는- 내가 그토록 경멸해왔던, 기복적 숭배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신앙이 아니다. 지금 내가 神에게 모든 걸 맡기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신앙에 의한 게 아니라 현세의 두려움에 의한 것에 불과하다.

 

비록 내가 '이단'임을 자임하고 있지만, 그렇게만은 할 수 없다. 인정한다. 방황에 지쳤다. 성취는 너무나도 멀다. 난, 두려워하고 있다. 감정이 격해질 때는 이 모든 게 당신의 안배냐, 그것들이 결국 무슨 의미가 있는 거냐고 원망하기도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

 

 

....거창한 '계시'나 메시지 같은 게 아니라, 단순한 개꿈일 뿐이었을 수도 있고ㅋ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