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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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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꿨다고 막 일어났을 때는 생각했는데... 별로 기묘할 것도 없구나.

어머니가 개신교로 개종하신지도 1년이 넘었다. 누나도 같이 다닌다. 천주교이실때도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개종하신 후에도 종종 나를 설득해서 함께 나가지 않겠냐고 말씀하시곤 한다. 일부 극단적인 성향의 개신교도들이 종종 벌리는 문제도 있거니와(워낙 눈에 띄기도 하고, 아무도 문제에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다 보니 이미 '일부'라고 하기도 힘들지만), '종교 조직' 자체에 대한 내 회의 때문에 늘 거절하고는 있지만.... 곁귀로나마 어머니가 들으시는 설교 내용을 좀 들어보니 정치성이 강한 대형 교회에 대한 비판 등 제법 옳은 말을 하기도 하고, 약간 조사를 해보니 그 교회 목사가 뭔가 문제가 될 만한 일을 저지른 적도 없길래... 나도 어머니나 누나한테 별 말을 하지 않는 편이다. 원론적으로 보자면 부패 가능성이 좀 더 낮을 뿐 천주교라고 해서 개신교보다 딱히 더 완성된 종교라고 할 수도 없고.

그 꿈 속에서, 난 어머니의 설득에 응해 교회에 나가 있었다. 의외로 설교도 들을 만하고, 분위기도 밝고 개방적인 편이라서 경계가 약간 느슨해져 있었는데, 예배가 끝날 때 쯤 해서 어머니가 오시더니 약간 주저하며 나한테 '교회 측에서 크고 신비로운 비밀을 알려주는 대신 후원금을 요구했는데 액수가 약간 많긴 하다,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셨다.

확 정신이 드는 느낌을 받고는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정말로 그렇게 중요한 비밀이라면 돈으로 그걸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고 화를 내며 그대로 돌아나오던 중 잠에서 깼다.

어차피 꿈일 뿐이니 별 의미는 없지만....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뭐, 실제로 어머니가 나가는 교회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꿈은 그냥 꿈이다. 하지만 나 자신이 그런 종류의 부패(특히 종교 조직의 부패)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지는 새삼 되새기게 되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나는 그다지 정의롭거나 고결한 인간이 못 된다. 나는 많은 결점을 갖고 있으며, 일상에 있어서도 여러 사소한 잘못들을 저지른다. 하지만 권력의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난 물러나고 싶지 않다. 난 이미 그렇게 살아본 적이 있고, 다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내가 여전히 스스로가 신을 섬긴다고 생각하면서도, 종교 조직에 속하지 않으려고 하는 데는 그런 이유도 있다.  

뭐.... 꿈에서 아무리 잘해봤자 의미 없는 거고, 현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또 뭐 있으려나. 기독당 창당 건이 최근 들어 영 눈에 거슬리는데, 안전한 모니터 뒤에서 키보드로 까는 건 동네 초딩도 한다. 뭔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데... 으음, 생각날 때까지 딴 일이나 할까.

PS=서울에선 불꽃놀이 축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 분은... 뭐, 약혼자 분과 다녀오셨으려나ㅎ 뭐.... 행복하시겠지.

PS2=감기 걸리신 모양. 빨리 나으시라고 문자나 한 통 보낼까 잠깐 고민하다가... 불편하실 듯하고, 약혼자 분이 보게 되면 상황이 나빠질 듯해 관둬버렸다. 보냈다간 분명 다음 순간 후회했을 듯하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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