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CALENDAR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AG CLOUD

  • Total :
  • Today :  | Yesterday :



 '악인'의 존재를 상정하고 그가 어쩌다 악인이 되었는지 그의 유년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재구성하는+한 발 더 나아가 한국 사회를 오랫동안 지배해 온 구체제의 신화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는지에 대한 은유를 섞는 우화적 성격의 호러물이다. 내가 좋아하는 크툴루 신화스러움도 슬쩍 첨부되어 있고. 크툴루 신화의 소재를 일부 차용해 오긴 했지만 이 단편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작가는 클라이브 바커고, 클라이브 바커의 작품들이 대개 그렇듯 이 단편도 최소한 겉으로 드러나는 묘사나 사건은 성적이고 폭력적이다. 포르노를 쓸 생각은 없고, 내가 이해하고 있는 한국은 그렇게 기괴하고 잔혹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유형의 '악인' 중에서도 내가 특히 혐오하는 부류(동시에 내 안에도 그러한 악성이 있지 않을까 가장 고민하게 되는 부류)의 악인 내부로 들어가서 그 심리를 나름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극도로 힘든 작업이라서... 단편인데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쓰다 말다를 반복했다. 그런데 다시 읽어 보니 새삼 걱정스럽다. 시부엉 나한테 그런 의도가 전혀 없다 해도 포르노로 읽히면 어쩌지? 묘사를 좀 더 완화할까? 


한국 과학문학상 심사평을 읽다 보니 2배로 걱정되기 시작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