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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죽영불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 월천담저수무흔- 대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티끌 하나 일지 않으며,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못 위에 흔적조차 없다.
by 자레드 갈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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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가장 근본적인 주제는 "우월한 힘을 가진 입장에서 임의로 선과 악을 규정하고 자신이 선이라고 판단한 이들만 '구원'하고 나머지는 버리는 것은 오만한 태도이며억압 당하는 약자 편에 서서 함께 싸우는 행위 자체가 고결한 것이다"로 압축할 수 있다. 일단... 작가 입장에선 그렇다. 그러한 현실지향적 주제를 갖고 있는 만큼, 난 이 글을 읽은 사람 100명 중 10명 정도는 '사회적 정의'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고 그 10명 중 1명 정도는 인권이나 연대 같은 가치를 위해 작은 행동이나마 하길 바란다. 


그를 위해서는, 독자가 '이런 일이 세상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현실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토 나오게 자료 조사한 것도 이것 때문이고, 새벽 4시가 되도록 컴퓨터 앞에 멍하니 앉아 어떻게 해야 다음 페이지를 쓸 수 있을지 고민한 것도 이것 때문이고, 그러다가 게임과 웹서핑으로 샌 것도 이것 때문이고, 조금만 눈 붙이려고 누웠다가 꿈 속에서도 글을 쓰는 것도 이것 때문이고, 그런 꿈 속에서조차 '아 시발 현실에선 나 다음 연재분 못 썼는데' 같은 생각을 떠올리고 가위에 눌리는 것도 이것 때문이고, 가능한 파워 레벨을 낮추고 현실감 있는 서술을 하려고 하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이 글은 결국 비극에 가깝게 끝날 것이다. 주인공들은 작은 승리를 거둘 테지만 그를 위해 큰 희생을 치루게 될 것이며, 많은 이들이 죽게 될 것이다. 여전히 현실은 시궁창이고 극적으로 나아지는 것 따윈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독자 입장에서는 고구마일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주제가 저러한 이상 모든 게 잘 해결되어서 해피 엔딩으로 끝나 버리면 이야기의 진실성이 없어지게 되고, 결국 독자는 그러한 주제를 잊어 버리고 그냥 '현실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허구의 이야기'로만 이 글을 받아 들이게 될 것이다. 이 글의 엔딩은,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불편함은, 독자로 하여금 행동을 촉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야기의 방향성을 확고히 하는 차원에서 정리해 둔다.


나는, 사람이 싫다. 하지만 사람들끼리 모여 이루는 연대는 그렇게까지 싫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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