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시나리오 흐름
1)세션 1
텔레포트를 통해 적 전함에 도착하면, 다른 NPC 특작부대원들과 떨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무전이나 버즈보트로 상황을 파악해 보면 전함 여기저기에 흩어진 듯하다. 적 초능력자의 사이킥 노이즈에 의한 교란 또는 반초능력에 의한 결과로 추정. 일단의 목표는 1)아마도 함교에 있을 지휘통제실 2)엔진룸 3)함교 아래쪽 흘수 근처에 있는, 스캔 불가능 지역. 1)의 경우에는 전단의 목적과, 통솔자의 정체를 알 수 있고 2)로 가면 폭파 임무가 쉬워진다. 3)은 뭔가 중요한 게 있으리라고 추측할 수만 있을 뿐 상세불명. 함내로 들어갈 수 있는 구역은 함수 근처에 하나, 함교와 갑판으로 이어지는 정문, 그리고 PC들이 지금 도착한 함미 근처의 창고를 거쳐 들어갈 수 있는 후문까지 셋.
전자기기 조작:보안 판정을 통해 전자 락을 해제하고(전함 여기저기가 이런 식으로 현대화되어 있다) 가장 가까운 세번째 루트로 들어가면, 한 패거리의 느린 좀비들이 후문 앞을 막고 죽치고 있다. 폭발물로 날려 버리고 진입하는 PC들. 창고를 지나가면 사병용 락커룸. 락커룸을 뒤져보면 낡은 병사 수첩을 주울 수 있고, 붙어 있는 페이지를 떼어내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런 수단까지 써야 하는 걸까’ ‘고향의 아내가 보고 싶다’ 운운하는 낙서가 씌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큰 의미는 없고 걍 분위기 조성용. 락커룸을 지나 함 내로 진입하면 복도가 나오고 양쪽으로 방들이 있다. 근처에서 어슬렁대는 자코급 유령들이 있었는데 게오르그가 문답무용으로 불태워 버림. 나름 리더급 하나가 용케 살아남아서는 근처에 있던 실험체에게 달려가 꼰지른다. 전투 돌입. 카타나를 휘둘러 나무문을 부숴 버리고 PC들이 숨어 있던 방에 난입해 온다(원래 전함 내부의 문들은 금속제로 만들어져 있지만, 파워형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나무문이라고 우겼다.....)
이 실험체(통칭 ‘폐기품’)의 컨셉은 T-800형 터미네이터. 느리고 둔중하지만 힘세고 튼튼하다. 아드레날-근육 트리거와 부상내성:무생물을 제외하면 별 능력은 없음. 온갖 장식이 덕지덕지 붙어 있고 요란한 채색이 되어 있어 얼핏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잘 뜯어보면 싸구려라는 걸 알 수 있는 개조형 무사갑옷(전신이 커버된다)을 걸치고 싸구려 카타나로 무장하고 있다. 아직 실험체 제작 기술이 불안정할 때 만들어진 프로토타입이라는 걸 표현하기 위해 만성 통증 단점이 있었는데, 추격전 하는데 정신이 팔려서, 2차전에서는 페널티 적용하는 걸 잊었다(...) 약점은 등에 둘러메고 있는 배터리팩. 이게 파손되면 3턴 동안 폭주해서 날뛰고, 그 3턴이 지나고 나면 기능이 정지한다. 전투 끝난 뒤 이걸 플레이어들에게 친절히 설명해준 이유는 어차피 얘는 전투력 측정기로 내보낸 거고 앞으론 안 나올 예정이라서 그렇다(....) 격파한 뒤 남태일이 해부해 본 결과 갑옷(과 거기 딸려 있는 가면)이 피부에 완전히 꿰매어져 있으며(화장실 드립은 괜히 쳤다고 생각 중이다), 신체 장기 대부분이 폴리에틸렌 비닐 같은 소재의 인공장기와 금속부품으로 대체되어 있고 피 대신 정체 불명의 검고 찐득찐득한 액체가 몸속에 흐르고 있다는 걸 알아냈다. 그리고 손목 부근에 ‘폐기됨’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다. 원래 이 설정은 없었는데 이때서야 만성 통증 페널티를 적용하는 걸 잊었다는 걸 떠올려서는 ‘얘는 프로토타입임ㅇㅇ’이라는 걸 전달해주기 위해 즉석에서 급조해냈다(........)
전투가 끝나면 적진 여기저기 흩어져 각개 전투를 벌이고 있는 NPC들을 통솔하는 중대장으로부터 ‘우리는 지금 함수 쪽에 있으며, 경장갑에 날랜 타입의 적이 기습해 오는 바람에 부대원 둘을 잃었다’는 무전이 들어온다.
2)세션 2
다다음 주가 설이라서, 이번 주 플과 다음 주 플로 마무리해야 할 듯. 분위기 조성용 이벤트는 대부분 제끼고, 어느 정도 이동 자유가 주어져 있던 원래 계획도 좀 틀어서 일직선 진행에 가깝게 처리 요망. 일단 시작하자마자, 주변을 둘러싼 벽들이 반투명해지며 잠시 바깥 풍경이 보이고, 상어나 거대 오징어를 닮은 수생형 괴물들이 주변에 오락가락하는 게 비친다. 그리고 궤도 상에서 전단의 비실체화를 억누르고 있던 위성 6개 중 2개가 갑작스럽게 폭발하는 바람에 나머지 4개에 과부하가 걸려 제한 시간이 12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어들었다는 급전으로 산캐하게 스타트. 탈출할 때는 구명 보트를 타거나(하지만 주변에서는 이미 해전이 벌어지고 있고 사방으로 어뢰와 기관포탄과 대함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있지롱) 임무 완수 뒤 신호를 보내면 헬기가 온다고 한다. 현재 남은 목표는 PC들에게 가까운 순으로 엔진룸->스캔 불가능 지역->함교 순. 엔진룸으로 가는 도중의 복도는 오일 탱크에서 새어나온 오일들로 일부가 막혀 있다(가슴까지 찬 침수 지역으로 취급한다. 섬세한 장비 고장내기용+이후의 밑밥). 다른 루트를 찾아보면 역시 복도가 하나 더 있는데, 이쪽은 허리까지만 올라와서 지나갈 만하다. 이 복도를 반쯤 지나면 아까 잠시 비실체화되었을 때 배에 들어온 거대 촉수 같은 게 공격해온다. 힘은 세지만 이동력 1이하로 천천히 움직이면 감지하지 못한다. 이 지역을 벗어나면 기관총좌가 설치된 복도가 있음(여기까지 가는 길목 중간 중간에 간간이 유령들이 나타나서 분위기를 잡아준다).
*등장 NPC:칸자키 히데오 군속(고급 유령)
엔진실 실장. 희끗희끗해진 머리를 빗어넘기고 정비복을 입고 있는 5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남성. 강제 징집당한 조선인 기술자의 유령으로, 도쿄 대학 공학부에서 강의를 하기도 한 엘리트. 조선 이름은 최영웅. 2차 세계대전이 핵의 섬광과 함께 끝난 것도 알고, 일본은 패전국 신세가 되었다는 것도 알지만 전쟁 도중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실험체와 초능력자 연구 데이터를 얻은 이래 전쟁이 끝난 지금도 본토를 수복하고 귀축영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야마토를 위시한 이 전단이 독자적으로 작전을 속행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덤으로 자신이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자신을 따라오라고 하면서 최근 개수 과정에서 새로 생긴 벽을 뚫고 지나간다거나, 끔찍한 전투 식량의 수준에 대해 불평하며 먹을 걸 달라고 한다거나... 참고로 먹을 걸 주면 먹는 시늉을 하며 ‘진심을 담아’ 맛있다고 감탄한다). 지금이 몇 년이냐고 물어보면 1946년(히로히토 천황이 무조건 항복과 함께 ‘인간 선언’을 한 해)라고 대답한다.
현실 인식이 좀 왜곡되어 있긴 하지만, 본인은 이 전쟁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왜 여기서 일하냐고 물으면 조선의 진정한 자주독립을 위해서는 식민지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종주국인 일본을 스승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창씨개명을 하고 도쿄 대학에 진학했다고 대답한다. 일본에 대한 감상은 한 마디로 ‘나쁜, 하지만 뛰어난 스승.’ 일본이 패전했다는 걸 알면서도 왜 아직 돕고 있냐고 물으면 ‘인간 병사보다 훨씬 강력한 실험체 및 초능력 관련 기술이 있으면 내지를 수복하여 일본에 빚을 지울 수도 있고, 한발 더 나아가 대동아 공영의 주도권을 조선 반도에 되돌리는 것도 꿈이 아니다, 조선이 아시아를 벗어나 열강의 반열에 들게 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거짓말). 조선인 출신의 일개 공돌이가 그게 가능할 것 같냐는 식으로 물으면 시마즈 호조 박사가 자신을 돕고 있다고 대답한다. 거짓말이라는 걸 눈치채고 좀 더 캐물으면 사실 자신도 이미 늦었다는 걸 안다고 자백한다. 다만 이제 와선 다른 방법을 모르겠다고 탄식. 시마즈 호조 박사가 누구냐고 물으면, 실험체 제조 및 초능력 연구 분야의 총책임자로 지금 이 배에 타고 있다고 말해준다. 위치는 문제의 그 스캔 불가능 지역.
평가-
칸자키와의 대화 부분에서 전개가 좀 늘어지고 캐릭터가 불명확하여 장면을 잘 연출하지 못해서 아쉬움. ‘하드보일드’를 표방했던 것에 비해 그의 과거사나, 감성 같은 부분이 대체적으로 그 표방한 바와 잘 섞이지 않음. 그를 강조하고 싶었다면 캐릭터 메이킹 단계에서 좀 더 조율을 충분히 했어야 함. 보여주고 싶은 부분과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할 부분을 더 확실히 구분해할 필요가 있다. 메카니컬한 던젼물로서, 발명가가 활약할 자리를 마련해준다는 부분에서는 높게 평가할 만함. 하지만 성투사는 슬펐음(....) 게오르그가 할 일을 좀 더 구체적으로 준비해줬으면 좋겠다. 분위기나 묘사 등은 좋았다.
3)세션 3
전력 공조실은 ‘지옥 강림’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 자폭 좀비(던판 룰북의 파멸 동자 데이터 사용) 10마리와 ‘염열’ 초능력을 쓰는 초능력 귀신 두 놈이 대기 중. 전투 시작 전에 -3 페널티로 ‘비밀지식:일반 언데드’ 판정을 하게 해 성공하면 자폭 좀비들의 머리와 몸 여기저기 액낭 같은 게 달려 있다는 것과 그런 걸 갖고 있는 언데드가 종종 있는데 죽으면 폭발하여 진액이나 포자 같은 걸 사방에 뿌리는 경우가 있다는 걸 알려준다. 전방에서 좀비들이 시선을 끄는 사이, 초능력 귀신들은 전투 중에 PC들의 후방에서 기습해온다. 초능력 귀신들의 은밀행동 17(정숙 보너스 적용)과 PC들 중 가장 지각력이 높은 캐릭터들 간의 빠른 겨루기를 해 PC들이 지면 ‘암습’의 대상이 된다. 기름에 이미 푹 적셔져 있는데 염열 공격 받으면 참 산뜻할 듯(....) 모두 쓰러뜨리고 나면 뒤쪽의 실험체 연구시설에서 사슬추(받아내기에 -4, 막기에 -2페널티)로 무장한 초능력 수라 두 놈이 추가 증원.
내부 맵2.로 이동.
실험체 연구시설:
배양액이 담긴 유리관과 다양한 굵기의 튜브와 파이프들이 마치 인간의 내장기관처럼 사방에 가득히 채워져 있다. 공기는 따스한 편이고, 사방의 벽이 마치 인간의 심장이 박동하듯 가볍게 부풀어 올랏다가 제 자리로 돌아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사람 손목 두개가 서로 달라붙어 있고 가운데는 눈알이 박혀서 거미처럼 보이는 기괴한 생명체와 큼직한 뇌에 남성의 성기를 연상케 하는 촉수들이 달린 생명체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설비를 보수하기도 하고, 서로 뒤엉켜 싸우기도 한다. 벽에 일렬로 늘어서 있는, 마치 남성용 소변기처럼 생긴 캡슐들 안에는 양수를 연상케하는 핏빛 액체가 채워져 있고 그 안에는 아직 조제 중인 실험체들이 있다.
찾을 수 있는 것들-
중앙에 마치 남녀가 뒤엉켜 교접하고 있는 듯한 디자인에다가 사방에 진공관과 회로판, 전선뭉치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는 형태를 한 물건이 놓여있다. 나름 컴퓨터인듯(...) -4페널티로 컴퓨터 조작 판정을 성공하면 ‘욱일 전위대 조제 9차 보고서’라는 파일을 찾을 수 있다. 대략의 내용은 이하와 같다.
*뇌세포의 수용체 기능 향상, 대뇌피질 컬럼 구조 개선, 신경전달 물질 촉매 가속 반응 연구, 전두엽 기능 향상 등 뇌기능 분야에 대한 연구 자료가 대부분
*강제 징집한 조선인, 류큐인, 일부 반체제 내지인, 미군 및 러시아군 포로들을 주요 소체로 사용
*핵심 기술을 제공한 ‘카발’이라고 자칭하는 수수께끼의 조직의 기술력에 대한 감탄
*조제 작업 자체는 순조로운 편이지만 ‘카발’의 정체를 확인할 수 없다는 내용과, 그리고 양산 및 실용화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이것만으로는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소견이 첨부되어 있음
치프 연구원 서재:
각종 서적들과 서류들로 둘러싸인 가운데, 비실체 동기화 설비를 착용한 시마즈 호조 박사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PC들을 맞이한다. 호조 박사의 개인적 특성은 냉정침착, 불굴, 혐오스런 버릇:냉소적인 태도. 의무감:손녀딸. 과학자로서 명령에만 따를 뿐, 이미 전황을 뒤집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일본군의 광신성에 대해서도 알고, 지금 세계 꼴이 엉망인 것도 알고, 자신은 언젠가 카발에 통수를 맞건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되어 버려지건 적군에게 죽건 죽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협력하고 있는 이유는 더 이상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하니까+인질로 잡힌 손녀딸을 빌미로 협박 당해서. 자신을 여기서 죽이건 말건 관심 없다는 삐딱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지만 이거저거 물어보면 아는대로 가르쳐준다. 게오르그가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는 대사 같은 걸 하면 흥미를 보인다. 손녀가 기독교 신자였다고 함.
호조 박사와의 대화가 끝나고 나면(그를 죽이지 않으면 자기 손으로 건네주고, 죽인다면 그의 품을 뒤져보면 나온다) 뒤로 이어진 엘리베이터 열쇠를 건네받는다. 이 이벤트 뒤 중대장으로부터 갑판 위는 대충 정리되었고 아일랜드 쪽으로 이동 중이라는 메시지가 들어온다. 중대원들은 얼추 반 수 정도가 죽은 듯.
이 뒤로 좀 더 진행이 되어서는 일단 엔딩. 일보고 뒤 안닦은 느낌이긴 한데...:Q
예전에는 마스터링도 참 많이 했다 싶은데.... 그 때의 감각이 잘 안 떠오른다. 지금 와서 그때처럼 놀 수야 없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