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방은 그랜드 클레이브.
새로 워울프 디 아포칼립스 캠페인에 조만간 참가 예정. 전부터 페티쉬 제작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걸 슥슥.
페티쉬(Fetish)는, 일반적인 물품 속에 스피릿을 봉인해 넣어 특수한 효과를 발휘하게 만든 신령한 물품이다. 워울프는 1/3은 인간, 1/3은 늑대, 1/3은 스피릿으로 이뤄진 특수한 존재이며, 그 자신의 존재 자체에 영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에 그들에게 있어 영성(靈性)은 매우 특수한 의미를 갖는다. 다른 RPG(특히 D&D)에 나오는 '마법 물품'은, 모험가들에게 있어 가치있고 유용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재화'일 뿐이다. 그러나 스피릿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인 워울프에게 있어서 페티쉬는 훨씬 더 각별하다.
페티쉬의 제작을 위해서는 일단 적절한 물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워 페티쉬(클레이브나 팽 대거 등)를 만들 생각이라면 은으로 된 검이나, 굳이 은이 아니어도 뛰어난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훌륭한 무기가 우선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라이트 어브 서모닝을 통해 필요로 하는 스피릿을 소환한 뒤 자신이 어째서 그 스피릿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이 물품에 깃들어 자신을 돕는다면 가이아를 위해 어떻게 그를 가치있게 사용할 것인지를 납득시켜야 한다. 스피릿 입장에 있어 그 물품 속에 깃들게 된다는 건 자신의 자유를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 교섭은 결코 쉽지 않다(스피릿에게 칭송을 올리거나, 그노시스를 제물로 바친다거나 하는 과정이 이 교섭에 포함된다). 교섭의 난이도는 텔러에게 달려 있되, 최소 7 정도는 되는 게 적절할 듯 하다.
스피릿이 납득하여 자신의 힘을 빌려 줄 것을 허락하고, 그 물품 속에 들어간다면 최종적으로 거기에 라이트 어브 페티쉬를 행함으로써 페티쉬가 완성된다. 이렇게 페티쉬가 완성된 뒤에도 워울프는 항상 그 페티쉬를 잘 관리하며, 스피릿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클레이브 같이 워울프들 사이에서 경외의 대상이 되는 물건이라면 특히 더).
기본적으로 어떤 페티쉬가 존재하는 지는 룰북에 예시가 나와 있지만, 원한다면 새로운 페티쉬를 만들 수도 있다. 새로운 페티쉬를 만들 때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할 지는 텔러 재량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페티쉬가 갖고 있는 능력이 기존에 존재하는 다른 기프트의 능력을 모사하는 것일 경우 해당 기프트 레벨+2레벨을 페티쉬 레벨로 취급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즉 새로 5레벨 페티쉬를 만든다면, 그것은 3레벨까지의 기프트 효과를 모사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제한을 둔다는 전제 하에(사용횟수가 제한되어 있다거나, '오리지널' 기프트에 비해 발동에 필요한 소모가 심하다거나) 텔러는 이 레벨 상한을 올릴 수 있다. 물론 반대로 페티쉬의 효과가 오리지널이 되는 기프트보다 강력하다거나, 오리지널 기프트가 매우 유니크한 성격을 갖는 것이라면 레벨 상한을 낮출 수도 있다.
기존에 존재하는 기프트의 능력을 모사하거나 전투 및 교섭 등에서 추가 이득을 주거나 하는 정도가 아닌, 완전히 유니크한 능력을 가진 페티쉬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페티쉬 레벨을 순전히 텔러 재량에 따라 매기되, 딱 적정선이라고 생각되는 레벨보다 1레벨 정도 높게 취급하는 것을 추천한다. '강함'이 문제가 아니라 '남들은 하지 못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텔러는 이 기준을 가능한 엄격히 적용하는 게 좋다.
이러한 유니크한 페티쉬의 경우, 과연 이것이 워울프라는 게임의 컨셉에 맞는 것인지에 대해 텔러와 플레이어는 서로 상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 넣어, 잠시 동안 살아 있는 것처럼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페티쉬를 플레이어가 요구한다면 텔러는 이를 거부할 근거가 있다. 그런 종류의 힘은, 메이지나 데몬의 영역에 속하는 힘이지 워울프의 영역에 속하는 힘이 아니기 때문이다.